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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일수록 식비 비중 낮다는 '엥겔 법칙'…한국선 거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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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미 기자의 경제 블랙박스

'쿡방' 열풍에 식도락 빠진 한국
엥겔지수 상반기 크게 반등



[ 김유미 기자 ] ‘부먹’이냐 ‘찍먹’이냐. 탕수육을 소스에 부어서 먹을까(부먹), 찍어서 먹을까(찍먹). 처음엔 네티즌 사이에서 소소하게 시작된 설전이었다. 최근엔 공중파에서 요리사와 연예인까지 가세한 논쟁으로 확대됐다.

요리와 먹거리에 대한 TV 프로그램은 몇 년 새 부쩍 늘어났다. 요즘 연예인들은 맛집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요리를 하고 먹는다. 그리고 이들의 인기를 압도하는 스타 셰프들이 등장했다.

경제학에선 음식이 말해주는 것들을 일찍이 중시했다. 대표적인 것이 엥겔 법칙(Engel’s law)이다. 1857년 독일 통계학자인 에른스트 엥겔은 저소득 가구일수록 생계비에서 식품비가 차지하는 비중, 즉 엥겔지수가 높다는 점을 발견했다. 생존하기 위해선 최소한의 식품을 먹어야 한다. 즉 소득이 감소해도 식품비는 완전히 줄일 수 없으므로 엥겔지수는 올라간다.

반대로 고소득 가계는 지출에서 차지하는 식품비 비중이 작다. 생존에 덜 필수적인 의류나 문화생활 등에도 돈을 쓸 여유가 있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엥겔지수는 선진국과 후진국을 가르는 지표로 쓰이곤 했다. 한국의 엥겔지수도 국민소득 증가와 함께 꾸준히 하락세를 보였다.

그런데 최근 추세는 미묘하다. 올 들어 엥겔지수가 꽤 반등했기 때문이다. 통계청과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올 상반기 가계(2인 이상 가구)의 소비지출에서 식료품·비주류음료, 외식비가 차지한 비중은 26.1%였다. 매년 상반기를 기준으로 할 때 2009년(26.3%) 이후 최고치다. 1990년 상반기 32.9%에 달했던 엥겔지수는 지속적으로 하락해 2010년 25%대에 진입했고 지난해(25.6%)까지도 하향 안정세를 보였다.

소득이 뒷걸음질치진 않았다. 식품 지출 자체가 늘어난 게 문제였다. 올 상반기 가계 식품비는 전년 동기보다 2.1% 늘어나 소비지출 증가율(0.3%)을 크게 뛰어넘었다.

이는 다른 나라와도 비교해봄 직하다. 최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밀 우유 커피 등 식비를 반영한 ‘아침식사 지수’가 2010년 이래 최저치라며 ‘식품 디플레이션’을 논하기도 했다. 원자재값 하락은 세계적 현상이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음식 프로그램 유행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요리 열풍이 식비 증가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맛집을 찾거나 직접 요리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엥겔 법칙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이 벌어졌다는 의미다.

식도락이 유행에 그칠 것이란 챨℉?있다. 김방희 생활경제연구소장은 최근 허핑턴포스트에서 “국내 미식 열풍은 고소득의 산물이라기보다 작은 사치에 가깝다”고 해석했다. 불황기에 적은 돈으로 그나마 사치를 부릴 수 있는 것이 먹거리란 뜻이다. 남들만큼 비싼 것을 먹기 어려운 이들은 박탈감을 느낄 수도 있다. 소득 하위 20% 가구의 올 상반기 엥겔지수는 29.5%로 2011년(28.4%)부터 매년 상승하고 있다. 소득 상위 20%의 23.6%와 비교하면 크게 높다.

앞으로 식품 물가가 오르면 저소득층에 부담이 집중될 수 있다. 올 상반기 가계의 육류 지출은 전년 동기보다 7.3% 늘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캠핑 열풍에 따른 육류 수요 증가가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모든 현상을 바삐 분석하고 있는 곳이 투자의 세계, 증권가다. 부먹, 찍먹 싸움을 할 때가 아닌 모양이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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