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자회사 아이카이스트(i-KAIST·대표 김성진)는 서울특별시도시철도공사(사장 김태호)와 ‘스마트 스테이션 구축사업’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7일 밝혔다.
터치스크린 기술 활용 스마트전철 구축이 골자다.
서울 지하철 5~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도시철도공사는 이번 MOU를 통해 단순 운송수단을 넘어 ‘스마트기술 기반 체험형 전철’로 새롭게 거듭난다는 방침이다.
아이카이스트가 최근 개발한 신기술 대형 멀티투명터치유리를 적극 활용해 복잡한 광고체계를 근본적으로 혁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한 방향의 정지된 그림이 표시된 기존 광고와는 달리 터치스크린이 결합된 유리에선 동영상이 표현되는 차이점이 있다. 시민들이 광고를 손으로 누르면 반응하고 체험할 수 있는 시스템을 스크린도어 등 전철 전 공간에 응용할 예정이다.
멀티투명터치유리 기술은 그간 여러 대기업도 시도했으나 상용화에 실패했다. 자연광원인 햇빛에 노출될 경우 컬러 변화로 화면 초점이 불안해지고 장거리에선 굴절도·투과도 저하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아이카이스트는 이런 문제점을 해결해 창문에도 자연스럽게 화면이 디스플레이(전시)되고 멀티터치까지 되는 상용화 가능한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서울도시철도공사 경영진이 직접 체험한 뒤 기술력을 인정해 MOU 체결로 이어졌다. 회사 측은 “대형화면에서의 멀티터치는 아이카이스트가 자랑하는 최고 기술”이라고 귀띔했다.
아이카이스트는 스마트폰 수준의 빠른 터치성능을 지원해 광고뿐 아니라 엔터테인먼트·쇼핑 등 문화기능도 제공키로 했다.
특히 쇼핑기능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현장에서 터치로 물건을 주문하면 가장 가까운 전철 부근 상점에서 현장이나 최종 하차역으로 배달해주는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다. 최근 트렌드인 O2O(ONLINE TO OFFLINE) 모델을 적절히 적용한 성공사례가 될 것이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아이카이스트는 또 지난 2011년 세종시 첫마을에 구축한 스마트스쿨 기술을 활용해 공사와 협의한 특정 구간에 스마트교육열차도 만들 계획이다. 스마트교육열차 안에선 열차 이동 중에도 학생들이 자유롭게 스마트폰과 패드를 이용해 원격강의를 받거나 자기주도학습을 할 수 있다. 서울도시철도공사는 이미 애니메이션 캐릭터 ‘라바’를 이용해 특정 구간에서 어린이를 위한 라바열차를 운영 중이라 응용 가능성이 높다.
한해 평균 예산이 7000억원 내외인 서울도시철도공사는 새로운 수익창출 모델의 가능성도 보고 MOU를 체결했다. 김태호 서울도시철도공사 사장은 “아이카이스트 기술 도입으로 1000만 서울 시민에게 즐거움과 편리함을 제공할 것”이라며 “나아가 이 모델을 성공시켜 해외 수출길도 열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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