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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칼럼] 빛보다 그림자 짙은 중국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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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장 뒤흔든 中경제 경고음
성장둔화 이은 요란한 경착륙 우려
좀비기업 퇴출 등 고통 극복해야

박종구 < 초당대 총장 >



중국 경제에 적신호가 울리고 있다. 증시 폭락, 위안화 평가절하로 글로벌 경제가 요동치고 있다. 지난 30년간 고도성장을 통해 ‘세계의 공장’으로 자리매김한 중국이 ‘세계의 화약고’가 됐다.

이번 사태에 대해서는 부채의존형 성장모델의 자연스런 귀결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기간산업과 인프라 투자가 국내총생산(GDP)의 50%에 달했고 국유기업과 지방정부의 부채가 급증했다. ‘과잉투자’ ‘과잉설비’ ‘과잉부채’가 이번 위기의 주범이라는 것이다.

부실채권이 1조위안에 달해 2010년 이후 최대 규모가 됐다. 지방정부 채무는 2007년 이래 연 27%씩 증가해 3조달러에 달한다고 한다.

그림자금융의 폐해는 더 심각하다. GDP의 65%를 웃돈다. 중소기업과 서민층이 그림자금융에 깊이 노출돼 있다. 증시과열 현상도 사금융에 의존한 일반투자자의 묻지마 투자열풍 때문이었다. 조지 소로스 소로스펀드 회장은 2013년 그림자금융의 위험을 시급히 관리해야 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에는 의견이 분분하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나 파이낸셜타임스의 마틴 울프는 과잉부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감속성장을 피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조지 매그너스 옥스퍼드대 교수는 중국식 사회주의 모델이 한계에 봉착했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이번 사태가 심각한 경제위기로 번질 확률은 높지 않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위기다. 자본시장이 국민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로 크지 않고 외환보유액도 3조5000억달러에 이른다. 자본통제도 엄격해 자금의 해외 유출 우려도 크지 않다.

필립스의 최고경영자 프란스 반 하우튼은 중국 경제의 감속성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한다. 단계적으로 4~6% 수준으로 둔화될 소지가 크다. 성장률은 2011년 9.3%를 정점으로 2013년 7.7%, 2014년 7.4%로 계속 떨어졌다. 지난 30년간 경제 하강 국면을 제대로 경험해보지 못해 고통스런 조정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다.

중국 경제가 연착륙하기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장애물이 적지 않다. 첫째가 ‘좀비기업’의 존재다. 과잉생산을 줄이기 위한 슬림화가 불가피하다. 그러나 연간 750만명의 대학 졸업생이 노동시장에 새로 진입한다. 고용 안정을 중시하는 정책 기조가 변하지 않는 한 경쟁력 없는 좀비기업 퇴출이 쉽지 않다. 일본이 ‘잃어버린 20년’을 경험한 것도 한계기업 정리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저출산·고령화의 폐해가 만만치 않다. 평균 출산율은 1.6명에 불과하다. 60세 이상 인구 비율이 15%에 이른다. 남성과 여성이 118 대 100으로 성비 불균형 문제가 심각하다. 한 가지 고무적인 恥瓚?중위연령(median age)이 37세로 미국 38세, 유럽 평균 41.7세, 일본 46.5세, 독일 46.2세에 비해 낮다는 점이다.

만연한 부정부패와 소득불평등 문제도 녹록지 않다. 최근에 발생한 톈진항 폭발사고로 150명 이상이 사망했다. 작년에만 중국 전역에서 비슷한 폭발 사고로 6만80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강도 높은 반부패 캠페인으로 110명 이상의 고위층이 처벌됐지만 아직도 부패의 사슬구조가 건재하다.

후진적인 정치체제가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국제투명성기구에 따르면 중국의 부패 수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심각하다. 6000억달러 이상의 자금이 해외로 유출됐다고 한다. 최상위 5%와 최하위 5% 간 소득격차는 250배에 달한다. 언론표현의 자유, 사유재산권 보호 등 사회적 자본도 크게 부족하다.

이번 사태로 중국 경제는 글로벌 시스템과 깊이 연계돼 있어 시장경제 원칙과 게임의 룰을 지켜야 한다는 점이 명확해졌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질서는 시대에 따라 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제야말로 중국이 감속성장 시대라는 뉴노멀을 수용해야 할 시점이다.

박종구 < 초당대 총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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