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그룹
자산 339조 국내 최대 KEB하나은행 탄생
25개국 124개 네트워크…해외를 주무대로
[ 박한신 기자 ]
하나금융그룹은 지난달 하나·외환은행 통합이라는 그룹의 숙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그 결과 자산 339조원의 국내 최대 규모 은행인 KEB하나은행을 거느린 금융그룹으로 발돋움했다. 하나금융은 향후 비은행과 글로벌 부문 경쟁력을 더욱 높여 ‘글로벌 톱 40’ 금융그룹의 비전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은행 통합 마무리…시너지 효과 증대
그동안 하나금융은 은행 부문의 비효율을 어떻게 개선할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시중은행 두 곳을 거느리고 있지만 하나로 합쳐지지 않아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지 못했다. 하지만 하나금융은 지난달 13일 은행 통합이라는 작업을 끝내고, 다른 금융그룹과 ‘진검승부’를 할 채비를 갖췄다. 도약을 위한 마지막 매듭을 푼 것이다.
하나금융은 은행 통합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연 3100억원 정도로 보고 있다. 외환은행의 외국환 업무 경쟁력과 하나은행의 소매금융 등 상호 강점을 공유한 효과가 225억원, 신용카드 수익 증대 204억원, 전산투자 비용 절감 799억원, 신용카드 비용 절감 674억원, 외화부문 통합시너지 607억원, 인력재배치·중복점포 개선 효과 등이 612억원이다. 통합은행인 KEB하나은행의 국내 점포 수는 945개로 신한·우리 등 주요 은행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하나금융은 2025년까지 국내 1위·아시아 5위·세계 40위 금융그룹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세부적으로는 이익 기준 글로벌 비중 40%, 비은행 비중 30%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 목표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하나금융은 2012년 말 1조9580억원이었던 이익이 2025년 약 6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중 글로벌 부문에서 나오는 이익은 2012년 말 2370억원에서 2025년엔 약 2조원으로 커질 수 있다는 게 하나금융의 전망이다.
‘글로벌 하나금융’ 도약 채비
하나금융은 은행 통합을 계기로 앞으로 주 영업 무대를 해외로 삼겠다는 확고한 목표를 다지고 있다. 이미 25개국 124개 글로벌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는 만큼 해외에서 제대로 된 수익을 낼 수 있는 체질로 변화하는 게 급선무다.
하나·외환은행 해외 법인 중 가장 먼저 통합을 이룬 인도네시아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지난해 3월 출범한 ‘PT Bank KEB Indonesia’는 합병 전보다 대출금 53.5%, 예수금 63.5%, 순이익 38.3% 증가라는 성과를 거뒀다. 하나은행의 강점인 현지인 대상 소매금융과 외환은행의 강점인 한국 기업 대상 영업이 시너지를 낸 결과다. 합병 전 외환은행이 보유한 루피아화 여유 자금을 소매금융 확대 재원으로 사용하는 등 합병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봤다. 이를 기반으로 하나금융은 현재 48위인 인도네시아 내 은행 순위를 20위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또 다른 주요 기반인 중국 캐나다 미국 등에서도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캐나다에서는 전 세계 모든 채널에 적용 가능한 모바일뱅킹시스템인 ‘1Q뱅킹’을 개발해 채널 규모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는 외국계 은행의 한계를 극복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하나은행 뉴욕지점과 외환은행의 파이낸스 자회사 등을 통해 현지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납입자본금 8조원 규모의 중국 최대 민간투자 회사인 중국민생투자유한공사와 손잡고 리스사를 설립하는 등 현지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12월에는 중국에서 하나·외환은행 법인을 합병하는 등 중장기적으로 중국 내 톱5 외국계 은행을 목표로 삼고 있다.
채널 융·복합으로 미래 금융 제시
채널 융·복합 또한 하나금융의 미래 비전이다. KEB하나은행과 하나대투증권, 하나생명 등 계열사가 결합된 점포를 통해 ‘원스톱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프라이빗뱅킹(PB)과 투자은행(IB) 부문이 결합된 PIB복합점포, 외국인직접투자(FDI) 채널에 PB업무를 접목한 인터내셔널PB센터(IPC) 등은 하나금융이 국내 금융권 최초로 발족한 ‘신개념’ 채널이다. IPC는 서울 역삼동의 1호점을 시작으로 제주, 부산, 인천, 상하이, 베이징, 홍콩, 뉴욕, 캐나다 등으로 채널을 확대해 글로벌 채널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지금까지 해왔던 점포에다 세상에 없던 금융 채널들을 만들어 현재와 미래를 아우르는 금융서비스를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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