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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8·25 합의'] '전쟁' 발언까지 오간 공방…박 대통령, 한때 "철수해야 하는 것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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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8·25 합의'] '전쟁' 발언까지 오간 공방…박 대통령, 한때 "철수해야 하는 것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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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시간 마라톤 협상

김 실장 "내가 전군 지휘했던 사람" 북 압박
홍 장관, 조목조목 논리적 추궁…북측 당혹
고위급 '2+2 회담' 남북대화 채널 되나 주목



[ 장진모/조수영 기자 ] “확성기 방송부터 중단하십시오.”(황병서 북한 인민군 총정치국장) “사과 먼저 하세요.”(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지난 22일부터 25일까지 나흘간 열린 남북 고위급 접촉은 한치 양보 없는 기싸움으로 시작했다. 협상에 정통한 당국자는 “우리 측 김 실장과 북측 황 총정치국장이 ‘확성기 중단’ ‘사과 먼저’라는 말만 몇 시간 동안 주고받은 적도 있었다”고 했다.

북측은 애초 한발짝도 물러설 기미가 없었다고 한다. 이런 상황을 폐쇄회로TV(CCTV)로 지켜보던 청와대 참모들과 이를 수시로 보고받은 박근혜 대통령은 노심초사했다는 전언이다. 협상이 제자리를 맴돌자 박 대통령은 한때 협상장에서 철수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격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쟁’ 발언까지 나오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했지만 25일 새벽 극적으로 북한의 유감 표명을 이끌어낼 ?있었던 것은 우리 측 대표인 김 실장 특유의 ‘뚝심’이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관진 ‘뚝심’·홍용표 ‘브레인’

김 실장의 카운터 파트너인 황 총정치국장은 그동안 김 실장과 동갑내기(66세)로 알려졌지만 이번 회담에서 그의 실제 나이가 75세(1940년생)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 당국자는 “나이가 많은 황 총정치국장이 가끔씩 김 실장에게 반말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실장은 북측의 재발 방지 약속을 촉구하면서 “또 그런 일이 생긴다면 우리가 어떻게 할 것으로 보이나, 내가 전군을 지휘했던 사람”이라고 강하게 압박했다고 통일부 관계자가 전했다. 김 실장은 또 미리 준비해 간 비무장지대(DMZ) 지뢰도발 사건 장소의 사진과 지형도 등을 제시하며 북측의 발뺌을 조목조목 반박했다고 한다.

김 실장의 뚝심에 통일·외교 분야 전문가인 홍용표 통일부 장관의 ‘브레인’이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냈다는 분석도 있다. 홍 장관은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출신으로 박 대통령의 통일분야 브레인으로 꼽힌다. 현 정부 출범 때 청와대 통일비서관으로 근무하다 수석비서관을 거치지 않고 두 단계 뛰어넘어 장관으로 발탁됐다. 한 소식통은 “달변인 홍 장관이 논리적으로 북측의 부당함을 추궁하자 북측 대표단이 당혹스러워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번 협상 장면을 담은 CCTV 동영상과 음성이 실시간으로 남북 모두에 전송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CCTV 실시간 영상의 북측 제공 여부에 대해 “남북 간에는 (회담할 때) 기본적으로 같이 한다”며 “북측이든 남측이든 음성만 넘어가든 영상까지 넘어가든 이쪽(북쪽)에는 안 해주고 우리만 하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일촉즉발의 위기에서 극적 타협을 이끌어낸 이번 최고위급 ‘2+2 회담’의 틀이 향후 남북 대화채널로 굳어질 것인지 주목된다. 남북은 과거처럼 총리급 회담의 산하 개념으로 장관급 회담을 두거나 이번 ‘2+2’ 채널이 상위에 있고 장관급 혹은 분야별 회담을 가동하는 구조가 될 가능성이 있다.

○박 대통령 “신뢰 증진 계기”

박 대통령은 이날 남북 고위급 접촉 합의와 관련, “정부가 북한의 도발에 단호히 대응한다는 원칙을 일관되게 지켜나가면서 다른 한편으로 대화의 문을 열고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한 결과”라고 말했다고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박 대통령은 또 “이번에 북한이 자신들의 도발행위에 대해 유감을 표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한 것이 앞으로 남북 간 신뢰로 모든 문제를 풀어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부터 중요한 것은 남북이 합의한 구체적인 사업들이 후속 회담 등을 통해 원활하게 추진돼 남북 간에 긴장이 해소되고 한반도 평화와 발전을 위한 전기가 마련되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진모/조수영 기자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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