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리포트
천연고무 가격 하락 힘입어
브리지스톤·미쉐린·굿이어
'타이어 빅3' 영업익 늘어
원高로 가격 경쟁력 떨어져
한국·금호 등 토종업체 부진
넥센만 영업익 4.3% 증가 '선방'
[ 강현우 기자 ] 글로벌 타이어업체들의 실적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반면 한국 타이어업체들은 뒷걸음질치고 있다. 글로벌 업체들과 달리 국내 업체들은 천연고무 가격 하락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원화의 상대적 강세 때문에 가격 경쟁력이 밀리는 데다 국내 업체들의 주요 무대인 중국 시장의 성장이 둔화되고 있어서다.
원재료 가격 2년 새 43% 하락
세계 1위 타이어업체인 일본의 브리지스톤은 올 상반기에 매출 1조8554억엔(약 17조6595억원), 영업이익 2377억엔(약 2조2624억원)을 올렸다. 작년 상반기 대비 매출은 6%, 영업이익은 6.6% 늘었다. 2위 미쉐린(프랑스)은 매출 104억유로(약 13조6290억원), 영업이익 12억유로(약 1조5725억원)로 각각 8.5%, 8.9% 증가했다. 3위인 미국의 굿이어는 매출은 10.2%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62.2% 늘어난 6억8600만달러(약 8140억원)를 올렸다.
반면 한국타이어(7위)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9% 줄어든 3조1063억원, 영업이익은 21.0% 감소한 4041억원으로 나타났다. 금호타이어(13위)는 매출이 1조5388억원으로 12.3% 작아졌고 영업이익은 992억원으로 50% 급감했다.
넥센타이어(22위)만 영업이익이 4.3% 늘어나며 선방했다. 국내 타이어 3사 가운데 가장 최신 시설(2012년 가동)인 창녕공장 덕분에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글로벌 타이어업체들의 실적이 좋아진 것은 우선 원재료인 천연고무 가격 하락 덕분이다. 태국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고무나무 농장을 경쟁적으로 확장하면서 국제 천연고무 가격은 2013년 1분기 평균 t당 3169달러에서 지난 2분기 1803달러로 2년 새 43% 떨어졌다.
선두권 업체 가격인하 시작
천연고무 가격은 낮아졌지만 타이어값은 최근까지 떨어지지 않았다. 이 덕에 브리지스톤은 2013년 상반기 11.1%였던 영업이익률이 올 상반기에는 12.8%로 올라갔다. 미쉐린은 같은 기간 8.9%에서 11.9%로, 굿이어는 6.2%에서 9.6%로 상승했다.
반면 한국타이어는 영업이익률이 15.1%에서 13%로, 금호타이어는 9.3%에서 6.4%로 떨어졌다.
신정관 KB투자증권 기업분석팀장은 “공장 1개당 연간 생산량 2000만개 내외의 대량 생산 체제를 갖추고 있는 국내 타이어 3사는 천연고무 가격 하락의 수혜를 너무 일찍 봤다”며 “선두권 업체들이 최근 제품 가격을 내리기 시작하면서 국내 업체들이 타격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쉐린 등 선두권 업체들은 물류비 절약을 위해 300만개 내외의 소규모 공장을 완성차업체 공장 주위에 짓는 전략을 쓰고 있다.
최근 일본과 유럽 업체들은 엔화·유로화 약세까지 등에 업고 제품 가격을 내리고 있다. 올 상반기 원·달러 평균환율은 작년 상반기 대비 4.7% 올랐다. 반면 엔·달러 환율은 17%, 유로·달러 환율은 14% 뛰었다. 원화에 비해 엔화·유로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일본과 유럽 업체들이 제품 가격을 조정할 수 있는 여지가 커진 것이다.
이에 따라 미쉐린은 제품 가격을 지난해 8.9%, 올 상반기에 8.7% 내렸다. 브리지스톤도 최근 2년간 10% 이상 가격을 인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맞춰 한국타이어의 제품 평균가는 2013년 2분기 7만6878원에서 지난 2분기 6만5471원으로 2년 새 14.8% 내려간 것으로 KB투자증권은 추산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브리지스톤과 미쉐린 제품 가격을 100으로 보면 한국타이어는 85 수준이어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세계 3대 자동차시장인 중국 미국 유럽 가운데 미국과 유럽 시장이 호황인 것도 타이어업체들의 실적이 가른 요인으로 꼽힌다. 굿이어의 영업이익이 급증한 것은 미국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많이 팔리면서 SUV용 고가 타이어 판매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면 한국 업체들의 주력 시장인 중국은 올 상반기 전체 자동차 판매량이 4.8% 증가하는 데 그치며 지난해까지 연 10%를 웃돌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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