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의 역발상 채용
중국시장 최근 불안하지만 중국통(通) 10명 한꺼번에 현지 채용
"업황 좋아지면 인력 유출 심해… 더 큰 도약 위해 인재 잘 지켜라"
[ 윤정현 기자 ] “어려울 때 더 뽑아라.”
단기 실적보다 회사의 미래를 내다보는 김남구 한국투자금융 부회장(사진)의 인재경영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김 부회장은 최근 중국 증권시장 불안에도 불구하고 중장기 성장성을 감안해 중국 전문인력을 확충하고 있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홍콩대를 비롯해 중국 베이징대, 푸단대 출신의 한국인 중국 전문가 10명을 현지에서 채용했다. 이 인력은 이달 입사해 리서치센터뿐 아니라 해외투자사업부, 기업금융부, 프로젝트금융본부 등에 고루 배치됐다.
증권업계에서 한두 명의 경력사원을 영입한 게 아니라 공채로 10명의 중국 전문가를 한꺼번에 채용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꼽힌다. 중국시장에 대한 김 부회장의 지속적 관심을 반영한 채용으로, 뛰어난 역량을 갖춘 지원자가 대거 몰리면서 기존 계획보다 규모가 커졌다는 후문이다. 최종 면접은 직접 챙겼다.
김 부회장은 스스로 공부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2013년 3월 중국 칭화대 E-MBA(Executive MBA) 과정에 등록한 김 부회장은 지난 2년간 중국을 오가며 경영과 학업을 병행, 지난 2월 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김 부회장의 ‘인재사랑’은 실적 하락기에 더욱 빛을 발한다. 증권업계의 수익성이 꺾이기 시작한 2012년 한국투자증권은 대졸 신입사원 100여명을 뽑았다. 전년 대비 43% 늘어난 규모였다. 2013년과 지난해에도 예년과 비슷하게 70여명을 뽑았다. 이 기간 한국투자증권은 업계 순이익 1위 자리를 지켰다. 신형성 한국투자증권 인사부장은 “어려운 시기에 확보한 우수 인력이 올 들어 시장이 살아나자 새로운 성장 기반이 되고 있다”며 “단기 성과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차별화한 경쟁력을 추구했기에 내릴 수 있었던 결정”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한국투자증권 상반기 실적보고를 받은 뒤 열린 임원 대상 강평에서 김 부회장은 각 사업부문 본부장에게 인재 유출이 없도록 잘 관리할 것을 거듭 당부했다. 증권업황이 좋아지면서 타사 우수인력을 찾는 일이 빈번해진 최근 업계 분위기를 의식해서다. 그는 “매년 좋은 인력 자원을 선별해 공들여 연수시키고 강하게 훈련해 어느 회사보다 훌륭한 인재로 육성하고 있다”며 “이런 보석이 다른 회사로 옮기는 일이 없도록 리더십을 발휘해달라”고 강조했다.
채용 과정도 직접 챙기고 있다. 매년 면접관으로 참석해 지원자의 태도와 자세를 평가하는 것은 물론 올해로 13년째 대학 채용설명회 강단에도 오른다. 김 부회장은 다음달 중순 서울대, 고려대 등에서 열리는 채용설명회에서 학생들을 직접 만나 회사와 업황 미래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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