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샹그릴라 호텔에서 기자회견
●정 명예회장 "시대 변했다. FIFA, 상식이 통하는 곳 만들 것"
[유정우 기자]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국제축구연맹(FIFA) 차기 회장 선거 출마를 공식화했다. 정 명예회장은 17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샹그릴라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시대는 변했고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 FIFA를 상식이 통하는 곳으로 돌려 놓겠다"며 FIFA 회장 선거에 나설 뜻을 밝혔다.
정 명예회장은 출마 선언문을 통해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세계 축구산업 평준화가 가져올 변화의 시대를 강조했다. 정 명예회장은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인구를 합치면 약 56억 명, 세계인구의 80퍼센트가 넘는다. 이들 주요도시들이 유럽 축구단들과 견줄 수 있는 구단을 보유하게 된다면 세계축구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상상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 40여년간 비리로 얼룩진 잘못된 관행도 꼬집었다. 정 명예회장은 "FIFA가 부패한 조직이 된 이유는 40년 동안 한 사람이 자기 측근들과 함께 장기 집권 했기 때문이다. 절대권력은 반드시 부패한다."며 "나는 4년 임기 한 번만 회장직을 맡아 FIFA 개혁에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정 명예회장은 차기 회장 선거에 이미 출마 의사를 밝힌 4~5명의 후보들과 치열한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내년 2월 26일 치러질 선거에는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과 알리 빈 알 후세인 요르단 왕자, 무사 빌리티 라이베리아 축구협회장, 브라질 축구 레전드 코임브라 지코 등이 도전의사를 밝힌 상태다.
전통적으로 FIFA 수장은 유럽인의 전유물이었다. 지금까지 8명의 FIFA 회장 중 브라질 출신인 주앙 아발랑제를 뺀 7명이 모두 유럽(잉글랜드 3명·프랑스 2명·벨기에 1명·스위스 1명) 출신이었다. 전문가들은 정 명예회장이 유럽의 견제를 뚫고 지지 세력을 확보하는 게 최우선 우선 과제란 분석이다.
◇공식선언, 왜 파리로 택했나
파리는 1904년 FIFA가 출범한 도시이자 강력한 경쟁자로 거명되는 미셀 플라티니의 고국이기도 하다. 정몽준 국제축구연맹(FIFA) 명예부회장이 ‘反부패·脫유럽’을 내세워 대권에 도전하는 만큼 개인 사유화와 비리의혹 등 타락으로 얼룩진 FIFA를 '잘못된 유럽지배'로 정의하는 한편 정면돌파의 이미지를 각인시켜 전 세계 축구인의 대중적 지지와 명분을 동시에 얻을 수 있는 최적의 장소로 적진의 심장부를 선택했다는 후문이다.
유정우 기자 see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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