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기업에선
시장 성장성 높지만 점유율 확대 쉽지 않아
[ 도병욱 기자 ] 현대엘리베이터가 중국 제2공장 설립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중국 시장의 성장성 등을 감안하면 한시라도 빨리 투자를 확대해야 하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중국 시장점유율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중국법인인 상하이현대전제제조유한공사에 345억5700만원을 출자하기로 결정했다고 지난달 22일 공시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출자 목적에 대해 “제2공장 건설을 위한 투자자금 및 운영자금 조달”이라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언제라도 제2공장 설립을 추진할 수 있도록 미리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며 “설립 시기를 놓고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제2공장이 설립되면 그 위치는 제1공장이 있는 상하이 인근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엘리베이터가 제2공장을 설립해 중국 시장 공략을 강화하려는 이유는 시장 규모가 다른 국가에 비해 크고, 성장 속도도 빠르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총 56만2000여대의 엘리베이터가 설치됐다. 한국(3만4000여대)의 약 14배, 세계 전체의 70% 수준에 달하는 규모다. 10년 전인 2004년(10만여대)과 비교하면 6배 가까이 성장했다.
현대엘리베이터가 국내 시장에서 안정적인 실적을 거두고 있어 투자를 확대하기 좋은 시기라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 중 하나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해 국내 신규 설치 시장의 약 47.9%를 차지했다. 2007년부터 8년째 1위다.
문제는 현대엘리베이터의 중국 시장 점유율이 0.5%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이다. 현대엘리베이터 중국 제1공장은 지난해 약 7300대의 엘리베이터를 생산했다. 이 가운데 3300대가량을 중국 시장에 팔았다. 나머지 4000여대는 동남아시아 등으로 수출했다.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제2공장을 설립해 연간 7000여대를 더 생산할 경우 물량을 다 소화할 수 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코네와 오티스, 미쓰비시 등 6개 회사가 중국 시장의 7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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