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김해연 지식사회부 기자) 현안을 놓고 사사건건 대립하고 있는 홍준표 경남지사와 안상수 창원시장 사이에 새누리당 이주영(창원시 마산합포구) 의원이 중재자로 나섰습니다.
이 의원은 13일 오후 경남도청에서 홍 지사를 만나 마산로봇랜드 등 최근 빚어진 안 시장과의 갈등에 대해 50분 가량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면담을 마친 이 의원은 기자들에게 “경남도와 창원시가 잘 협의해서 갈등을 푸는 방향으로 노력해 나가도록 이야기했다”며 “양측의 갈등이 풀릴 수 있도록 황금 다리 역할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앞서 이 의원은 안 시장도 한차례 만났습니다.
홍 지사와 안 시장 사이가 틀어진 건 비단 마산로봇랜드 사업에 대한 견해차 때문만은 아닙니다. 지난 1년여 동안 창원의 새 야구장 건립비 지원 여부를 비롯해 명품 야시장 조성, 마산합포구 집창촌 폐쇄, 진해 글로벌테마파크 조성 등 대립각을 세운 사안들이 한둘이 아닙니다. 그러다 마산로봇랜드 사업을 추진할 새로운 사업자 선정을 놓고 갈등이 폭발했고, 결국 홍 지사는 “더 이상 창원시와의 협력사업은 없다”며 결별선언까지 하게 됐습니다.
지역 국회의원이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 중재에 나서고 있지만 홍 지사와 안 시장이 화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창원 광역시 승격’이라는 최대 걸림돌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를 창원 광역시 승격 추진 원년으로 삼겠다고 선언한 안 시장은 광역시 승격 작업에 속도를 내 왔습니다. 시민 서명운동과 설명회 개최 등을 통해 창원 광역시 승격의 당위성을 알리는 데 주력해온 터라 창원시민들에게도 이같은 의지가 상당부분 전달된 상태입니다. 하지만 이런 안 시장을 향해 홍 지사는 “되지도 않을 일 가지고 정치놀음 한다”거나 “가출하려는 자식에게 생활비 못준다”는 등 연일 쓴 소리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경남이 고향으로 검사 출신에 당 대표까지 지낸 공통점을 갖고 있지만 홍 지사와 안 시장의 갈등은 꽤나 골이 깊어 보입니다. 두 정치인의 이름을 같이 검색해 보면 ‘앙숙’이란 단어가 따라 붙습니다. 2010년 한나라당 대표 경선 때부터 시작된 ‘대립과 반목’의 사례들이 꼬리를 물고 올라옵니다. 어렵사리 시작한 이주영 의원의 중재 노력이 낙향 후 자치단체장으로 변신한 두 정치인의 갈등을 풀어 지역민들이 느끼는 피곤함을 덜어줄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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