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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 특별사면] '원칙' 고수한 박 대통령…"경제 살리려면 기업인 통큰 사면 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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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국민 화합과 경제활성화 위한 사면"

221만7751명 특별사면
역대 6번째로 많아

법조 "경제아닌 정치 논리로 접근하면 사면에 한계"



[ 김병일/장진모 기자 ] 정부는 13일 단행한 특별사면에 대해 “원칙과 기준에 충실한 사면”이라고 자평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 발언에서 “국민 화합과 경제활성화를 이루고 국민 사기를 진작하기 위해 특별사면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재계를 중심으로 “‘경제살리기’라는 이번 사면의 취지를 살리는 데는 미흡했다”는 반응이 나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중소·영세상공인 총 1158명을 특별사면했다. 운전면허 행정제재자, 건설분야 입찰제한, 소프트웨어업체 입찰제한 등 행정제재자 총 220만6924명은 특별감면 조치했다. 특별감면 혜택자 숫자로는 역대 여섯 번째로 많다. 정부는 또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경제인 14명을 특사대상에 포함시켰다. 그러나 당초 사면복권 대상으로 꼽혔던 김승연 한화 회장,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구본상 LIG넥스원 전 부회장 등은 모두 빠졌다.

최 수석부회장은 형인 최 회장이 사면돼 형제 동시 사면이 어려운 점, 김 회장은 이미 두 차례 사면을 받은 전력이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이 지난달 13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사면 방침을 밝힌 이후 경제인과 정치인이 대거 포함될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지만 이번 사면 대상에 정치인은 한 명도 없었다. 또 경제살리기 차원에서 기업인들이 대거 사면될 것이란 기대와 달리, 대기업 오너 가운데 최 회장만 사면에 포함된 것은 박 대통령이 자신의 ‘사면 원칙’을 엄격하게 적용한 결과라는 게 청와대 측의 설명이다.

이번 특사는 ‘정치인 배제, 경제인 최소화’로 요약된다. 정부 안팎에서는 “박 대통령이 원칙을 택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박 대통령은 2012년 대선 때 대주주나 경영자의 중대 범죄에 대해 사면권 행사를 제한하겠다고 공약했다. 대통령 당선인 시절에도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특별사면 방침을 밝히자 “국민정서와 배치되는 특별사면은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 사면이 강행되면 이는 국민이 부여한 대통령 권한 남용이며 국민 뜻을 거스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근 ‘롯데 사태’도 이번 사면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기업 총수 일가가 경영권을 놓고 이전투구를 벌인 데 대해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된 것이 경제인 사면에 대한 청와대의 부담을 가중시켰다는 것이다.

법조계의 평가는 둘로 나뉜다. “특별사면이라는 예외적인 법집행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다”(A로펌 대표)는 의견도 있지만 상당수는 “이왕 경제회복에 초점을 맞춘 특사라면 김승연 회장 등을 포함시키는 좀 더 적극적인 사면권 행사가 필요했다”고 지적했다.

B변호사는 “사면 역시 경제논리가 아니라 정치적 사법적 논리로 접근하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예컨대 김승연 회장의 경우 ‘배임’이라는 민사적 사건을 형사적으로 처벌하는 것 자체가 국가권력의 과도한 개입이라는 점에서 이참에 근본적으로 제도를 재검토해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별사면
대통령의 고유권한으로 특정 범죄인에 대해 남은 형의 집행을 면제하거나 유죄선고의 효력을 없애는 조치다. 형 확정자를 대상으로 하며 법무부 장관이 상신하고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이 행한다. 사면할 죄의 종류를 정해 해당자는 모두 사면하는 일반사면과 구분되는 개념이다. 일반사면은 국회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특별복권
복권은 형의 선고로 정지 또는 상실된 자격, 즉 선거권·피선거권·공무담임권 등을 회복시켜주는 조치다. 특정죄목을 지정하느냐에 따라 일반복권과 특별복권으로 나뉜다. 기업인은 복권되지 않으면 등기이사 등 공식적인 직책을 맡을 수 없다. 정치인의 경우 복권되면 국회의원 등 선출직 공무원에 출마자격이 생긴다.

김병일/장진모 기자 kb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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