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민하 기자 ] 중국발(發) 환율 충격에 휘청거렸던 화장품주(株)들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위안화 평가절하가 기업들의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들이 나와서다.
13일 중국 인민은행은 미국 달러화당 위안화 고시환율을 전날보다 1.11% 높은 6.4010위안으로 고시했다. 위안화는 미 달러에 대해 사흘 연속 평가절하됐다. 사흘간 위안화 절하폭은 4.66% 수준이다.
화장품주들은 전날까지 이틀간 위안화 평가절하 조치의 영향으로 급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평가절하 사흘째인 이날은 반등세로 돌아섰다.
이날 오후 1시5분 현재 화장품 대장주인 아모레퍼시픽은 전날보다 1만1000원(2.93%) 반등했다. 장 한때는 5.32%까지 오르기도 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주가는 앞서 지난 11, 12일 이틀 동안 각각 3.49%, 6.23%씩 빠졌다. 12일 장중에는 11% 넘게 급락하기도 했다.
다른 화장품주들의 주가 흐름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화장품 역시 이틀 동안 각각 4.30%, 7.87%씩 빠졌다가 이날 2%대 반등세를 나타냈다. LG생활건강의 주가도 88만원에서 80만2000원으로, 산성앨엔에스도 7만3500원에서 6만원으로 내려왔다가 오름세로 돌아섰다. 코스맥스 한국콜마 콜마비앤에이치 에이블씨엔씨 등의 주가도 같은 흐름을 나타냈다.
화장품주의 주가가 하락한 이유는 환율 변화로 중국 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데다 중국인들의 해외 소비가 국내 소비로 전환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져서였다. 중국 현지법인의 실적이 역성장 할 수 있다는 부분도 투자심리를 움츠러들게 했다.
그러나 화장품주들에 대한 실적 우려가 과장됐다는 분석들이 나오면서 주가는 오름세로 돌아섰다. 또 위안화 평가절하가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줄어든 것도 한몫했다.
양지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위안화 평가절하에 따른 우려로 화장품업종 주가가 급락했으나 실질적인 실적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며 "화장품 업체들의 현지법인은 환율 변동폭을 무마할 만큼의 매우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KB증권에 따르면 원화 대비 위안화가 5% 하락할 경우, 아모레퍼시픽의 영업이익은 -0.7%, LG생활건강은 -0.4%, 코스맥스는 -2.6% 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추산된다. 주요 화장품업체들의 현지 법인 성장률이 50~80% 수준임을 고려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다만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이후 둔화된 중국인 해외 소비가 이전 수준을 회복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양 연구원은 "메르스 사태 이후 6~7월을 정점으로 중국인 관광객들의 감소폭은 회복되겠지만,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민하 한경닷컴 기자 mina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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