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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형무소 찾은 하토야마 전 일본 총리 "아베 담화, 침략 사죄 마음 담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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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관순 열사 등 가혹한 고문"
진심으로 죄송하고 사죄드린다



[ 전예진 기자 ]
한국을 찾은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일본 총리는 12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전후 70주년 담화에 한국의 식민지 통치, 침략 등 역사적 사실과 반성, 사죄의 마음이 담겨야 한다”고 말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이날 서울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을 돌아보고 기자회견을 열어 “아베 총리가 무라야마 담화의 표현을 진심으로 존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식민지 통치시대에 유관순 열사를 비롯한 많은 분이 수용돼 고문을 당했고 가혹한 일이 벌어졌으며 목숨까지 잃었다”며 “이 자리에서 이 사실을 떠올리며 진심으로 죄송하고 사죄한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또 “(서대문형무소에는) 처음 500명 정도가 수용됐지만 독립운동에 힘쓴 분들이 붙들려와 규모가 더 커졌다고 들었다”며 “이것만으로도 여러분의 선조가 얼마나 독립을 위해 힘썼고 목숨을 걸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했다. 이어 “고문 등 해서는 안 될 일을 했다는 것을 깊이 사죄하고 무거운 마음으로 여기 서 있다”며 “한국인 여러분이 민주주의를 피와 땀으로 쟁취해낸 원점이 여기 있지 않나 생각하며 많은 것을 배웠다”고 덧붙였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약 40분간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을 돌아보며 11차례 고개를 숙였다. 방명록에는 ‘만세운동에 힘을 다한 모든 영혼에게 편안함이 있길 바랍니다. 독립, 평화, 인권, 우애를 위해서’란 글을 남겼다. 추모비 앞에서는 신발을 벗고 헌화한 뒤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어 합장하고 독립투사들의 영혼을 기리는 큰절을 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자민당에서 민주당으로 54년 만의 정권 교체를 이끌어내고 2009~2010년 총리를 지냈다. 재임 당시 우애에 기초한 ‘동아시아 공동체’를 외교정책으로 주창했다. 그는 13일 광복 70주년을 맞아 서울시·경기도, 여야 정치권과 시민사회가 여는 ‘2015 동아시아평화국제회의’에 참석해 ‘역사적 사실을 직시하며 동아시아 공동체 구축으로’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이홍구 전 총리와 ‘2015 동아시아평화선언’을 공동 낭독할 예정이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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