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민수 기자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그룹의 지주회사 전환에 7조원이 소요될 것이라고 밝힘에 따라 구체적인 쓰임새와 재원조달 방안 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룹 전체 2~3년치 순이익에 해당한다고 신 회장이 밝힌 이 비용은 순환출자 해소 및 지주회사 요건 충족을 위해 사용될 것이란 관측이다.
우선 지주회사 전환에 앞서 선결돼야 할 순환출자 구조 해소에 들어가는 자금은 2조~2조5000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강선아 KB투자증권 연구원은 12일 "롯데그룹 416개의 순환출자 고리 해소 비용은 2조원으로 추정된다"며 "롯데쇼핑 지분을 보유한 5개사가 383개의 순환출자를 형성하고 있으며, 대흥기획 지분을 보유한 3개사의 지분 관계가 33개의 순환출자를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대기업집단 중 가장 복잡한 지배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1000억원 미만의 지분이 많고 지분 해소에 필요한 가장 큰 금액이 6000억원 미만임을 감안하면, 지배구조 변화는 빠르게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가장 우선적으로 해소될 수 있는 지분관계는 롯데건설이 보유한 롯데쇼핑 지분 0.95%(약 670억원), 롯데건설 보유 롯데제과 1.34%(370억원) 등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주회사 전환이 기대되는 호텔롯데가 취득하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는 판단이다.
또 롯데리아가 보유한 대흥기 ?12.5%(440억원), 롯데푸드 가진 대흥기획 10.0%(360억원), 한국후지필름 보유 대흥기획 3.5%(120억원) 등을 롯데쇼핑이 취득한다면 초기에 129개의 순환출자 해소가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기업경영성과평가사이트 CEO스코어는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 등 핵심 계열사 3곳의 지분을 보유한 한국후지필름 롯데제과 롯데정보통신 롯데칠성 롯데건설 대흥기획 등 6대 계열사 지분을 해소하면 대부분의 순환출자 고리가 끊어진다고 봤다. 이들 6개사가 보유한 핵심 계열사 지분 가치는 2조4559억원으로, 이 가치를 순환출자 해소에 들어가는 비용으로 추정했다.
순환출자 해소 이후에는 지주회사 체제를 완성하기 위해 지주사의 자회사 추가 지분 취득이 필요하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는 상장 자회사 지분 20%, 비상장 자회사 지분 40% 이상을 보유해야 한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호텔롯데가 단독으로 지주회사가 된다고 가정하면 롯데쇼핑 8000억원, 롯데케미칼 5000억원, 롯데제과 5000억원, 롯데칠성 4000억원 등의 최소 지분확보 비용이 발생한다"고 추산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7조원은 세금 등을 다 포함해 순환출자 고리를 끊고, 지주회사로 가는 데 필요한 비용을 추산한 것"이라며 "순환출자 고리의 80% 정도는 규모가 작아 연내 해소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고, 나머지 20%는 덩치가 커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지주사 전환에 들어가는 7조원은 롯데그룹 차원에서 큰 부담이 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전용기 현대증권 연구원은 "지주회사 전환 비용은 그룹 내부에서 계열사간에 이동하는 자금이 대부분"이라며 "외부로 유출되는 자금은 7조원에 양도소득세 20%를 적용한 1조4000억원 정도라고 보면 된다"고 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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