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은정 기자 ]
러시아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6년 만에 경기 침체에 빠졌다. 저유가와 통화가치 하락, 서방 국가의 경제 제재가 맞물린 결과다.러시아 연방통계청은 10일(현지시간) 올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4.6%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전 분기 2.2% 줄어든 것보다 감소폭이 더 커졌다. 통상 GDP 증가율이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나타내면 경기 침체로 판단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러시아가 공식적으로 침체에 빠진 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에너지 수출국인 러시아 경제는 지난해부터 이어지는 국제유가 급락과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병합에 따른 서방 국가의 경제 제재로 휘청거렸다. 해외 투자금이 일시에 빠져나가면서 러시아 루블화 가치도 폭락했다. 올 상반기 한때 유가 상승으로 루블화 가치가 안정을 찾는 듯했다.
하지만 최근 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서고 연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달러화 가치가 치솟으면서 루블화 가치는 다시 급락세다. 달러화 대비 루블화 가치는 지난 5월 고점 대비 25% 급락했다. 최근 1년 동안 43% 떨어졌다.
각종 경제지표도 나빠졌다. 6월 러시아의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9.4% 급락했다. 1분기 제로(0) 증가율을 나타낸 산업생산은 2분기엔 5% 감소했다.
이레네 시바크만 매킨지 러시아법인 대표는 “이번 러시아의 경제 위기는 1998년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충격이 클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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