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덕 한약 한증막에서 땀 쭉~산청 동의보감村에서 氣체험
제천 '황기의 고장'에서 한방茶 한잔…장성 편백숲에서 휴식 한 모금
[ 최병일/김명상 기자 ]
온 세상이 한증막이다. 열대야 현상에 잠들기도 어려울 지경. 밤에 숙면하지 못하다 보니 피로가 하루 종일 온몸을 짓누른다. 일의 능률이 오르지 않는 것은 당연지사다. 에어컨을 오래 켜 두기도 어렵다. 실외 온도와 너무 차이가 나는 곳에 오래 있으면 감기나 몸살에 걸린 듯 온몸이 찌뿌둥하기 십상이다. 찜통더위에 지친 심신을 달래줄 건강여행을 떠나보자. 에어컨이 아니라 자연의 바람으로 더위를 식히자. 명상으로 마음을 힐링하고 좋은 한약재로 지친 몸에 활력을 불어넣자. 휴가와 방학을 맞아 떠나는 여행, 이왕이면 심신의 건강까지 챙겨보자.
한약 한증막서 ‘땀 뻘뻘’…안덕 건강·힐링체험마을
전북 완주의 안덕 건강·힐링체험마을(poweranduk.com)은 수려한 산세에다 좋은 기운이 모여 있다는 모악산 자락에 있는 작은 마을이다. 장파, 미치, 신기, 원안덕 등 4개 마을 150여가구가 모여 있다. 이곳에선 한증막과 쑥뜸 체험을 비롯해 황토방, 건강웰빙 식단, 숲길 걷기 등 건강을 위한 각종 활동을 하며 쉴 수 있다.
안덕마을의 대표 명소는 토속 한증막이다. 여느 한증막과는 격이 다른 시설을 갖췄다. 한증막 내부는 느릅나무껍질, 솔뿌리, 천궁, 당귀 등 10여가지 한약재를 달인 물로 반죽한 황토에 솔잎과 쑥을 배합해 온돌을 설치했다. 아궁이에 통나무를 넣어 불을 때면 한약재 성분이 우러나 몸속의 노폐물을 배출시키고, 혈액 순환에도 큰 도움을 준다고 한다. 한증막은 고온과 저온으로 구분된다. 한약재의 은근한 향이 느껴지는 고온 한증막의 뜨거운 기운 속에서 땀을 흘리다 보면 어느새 몸이 상쾌해진다. (063)227-1000
명상으로 심신 정화…제주 무병장수테마파크
제주 애월읍에 있는 무병장수테마파크(jejuspirit.com)는 아름다운 제주의 자연을 벗 삼아 심신을 정화할 수 있는 곳이다. 약 9만9000㎡의 땅에 역사문화공원, 국궁 체험장, 일지기가든, 명상센터 등의 시설을 갖췄다.
일지기가든은 제주의 자연과 함께 호흡하며 명상할 수 있는 야외 명상 체험 공간이다. 뇌의 구조를 본떠 정원을 미로 형태로 만들었으며 돌, 꽃, 나무, 폭포, 동굴 등 제주의 자연물 속에서 머릿속을 정화할 수 있다. 곳곳에 작은 나무의자들이 마련돼 있어 쉬엄쉬엄 걸으며 생각에 잠길 수 있다.
무병장수테마파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국궁체험. 전통 무예인 국궁은 집중력 강화, 스트레스 해소, 전신운동 등에 좋다.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안정된 호흡을 하다 보면 기의 순환도 좋아진다. 국궁 체험은 유료이며 20발에 1만원이다.
말과 교감하는 시간을 가질 수도 있다. 내부 승마장에서 말 먹이주기, 말 끌기 등의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 (064)799-9983
직접 따 보세요… 포천 푸른언덕블루베리
미국 타임스가 선정한 ‘세계 10대 슈퍼 푸드’ 중 하나인 블루베리. 7~9월이 제철인 블루베리의 효능은 엄청나다. 껍질에 많이 함유된 안토시아닌은 피를 맑게 해주고 혈관에 침전물이 쌓이는 것을 방지한다. 또 비타민 A와 E는 콜레스테롤 및 중성지방으로 인한 각종 성인병을 예방하며, 루테인 성분은 시력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준다. 항산화 능력이 우수해서 젊음을 유지해 주고 다이어트와 변비에도 좋다고 알려져 있다.
일반 상점에서 살 수도 있지만 직접 수확해서 먹는 블루베리의 맛은 더욱 특별하다. 경기 포천의 푸른언덕블루베리(farm.bluelife.kr)에는 약 5000㎡의 농장에 7~8년생 블루베리 1500여 그루가 자라고 있다. 블루베리는 재배 지역에 따라 수확 시기가 다른 데 포천의 경우 6월에 시작해 8월 초·중순까지 수확한다. 가을이면 붉은 단풍이 드는데 말려서 차로 마셔도 좋다. 농장에서는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블루베리는 열매가 다닥다닥 붙어 있어 작은 포도송이처럼 보인다. 포도와 달리 통째로 수확하는 게 아니라 익은 것부터 차례로 따야 한다. 한참 따서 체험장으로 돌아가면 블루베리빙수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다. 곱게 간 얼음에 아이스크림을 더하고 블루베리 진액과 생과를 뿌려 먹으면 온몸에 시원한 기운이 퍼진다. (031)534-2915
한방의 모든 것이 한 곳에…산청 동의보감촌
경남 산청은 조선시대 명의였던 허준과 그의 스승 유의태가 활동한 지역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기록에 따르면 허준이 태어난 곳은 평안도 용천이지만 경남 산음(산청의 옛 지명)에서 자랐다. 2010년 5월 개관한 산청 동의보감촌(donguibogam-village.sancheong.go.kr)은 폐광지역에 지은 체험·숙박형 종합 힐링타운이다. 한의학박물관, 한방 기(氣) 체험관, 한방테마공원, 한방미로공원, 산청약초관 등 한방과 관련된 모든 것을 모아 놓았다.
한약 관련 자료 전시장과 문화체험 공간을 갖춘 한의학박물관에는 400년 전 허준이 저술한 ‘동의보감’ 초간본 실물이 전시돼 있다. 한방에 대한 정보를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체지방, 혈액순환, 혈압 등 기초건강 상태를 점검하고, 체질별로 유익한 약초 등도 알아볼 수 있다.
곰·호랑이 조형물, 십이지신상 분수광장 등 인체와 한의약 이야기를 테마로 한 휴식 공간인 한방테마공원은 동의보감촌에서 가장 이색적인 공간이다. 특히 공원 중간에는 있는 미로공원은 동의보감의 ‘내경편’에 나오는 인체의 모형도인 신형장부도(身形臟腑圖)를 편백나무 2100그루를 이용해 형상화했다. 미로를 따라가다 보면 인체 각 부위를 탐험할 수 있는 형태로 꾸며졌으며 구간마다 부위별 해설문도 배치돼 있다. (055)970-7216
차 체험에 건강까지… 제천 한방티테라피체험장
충북 제천은 대구 전주와 함께 조선시대 3대 약령시였다. 특히 한약재에서 빼놓을 수 없는 황기의 고장이다. 제천에는 한방을 이용한 독특한 체험 여행지가 많은데 그중에서도 제천 한방 티테라피 체험장(teaterra.com)을 주목할 만하다. 티테라피는 차를 이용해 병을 고치거나 몸을 건강하게 해주는 것을 뜻한다. 여기에서는 모두 4가지 체험을 할 수 있다. 한방차 체험, 아로마 발 마사지 체험, 아로마 테라피 체험, 나만의 차 만들기 체험 등이다.
한방차 체험은 한약재로 직접 만든 차를 음미해보는 체험이다. 차는 청풍명월면역키움차, 내몸따뜻과일차, 내몸시원과일차 가운데 선택하면 된다. 청풍명월면역키움차는 제천을 대표하는 한약재인 황기와 감초, 당귀로 만든 차다. 쓴맛과 독성을 중화해주는 감초, 어지럼증을 없애주는 황기, 피를 생성케 하는 보혈 작용을 가진 당귀가 합쳐져 우리 몸의 면역력을 강화해 준다.
아로마테라피 체험은 연기처럼 뿜어져 나오는 한방 아로마 향 ?맡으며 10~15분 정도 정신건강 상태를 검사하는 체험이다. 안정 상태와 각성 상태, 공간지각 능력, 기억력, 수리력 등 5개 분야에서 간단한 검사를 하고 자신의 상태가 어떤지 가늠해볼 수 있다.
나만의 차 만들기 체험은 청풍명월면역키움차를 직접 만들어보는 것이다. 저울을 이용해 주재료인 황기, 당귀, 감초를 3g씩 5개의 티백에 넣어주면 된다. 한약재를 넣은 뒤 티백 입구를 막고 두 번 접어주면 나만의 차가 완성된다. (043)642-7890
피톤치드가 소나기처럼 내리는 장성 편백숲
숲은 일상에 지친 심신을 치유할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이다. 전남 장성의 편백숲은 산세가 부드럽고 야트막해서 트레킹을 하거나 나들이 삼아 걷기 좋은 곳이다. 특히 항균물질인 피톤치드가 소나기처럼 쏟아져 최적의 힐링 여행지로 각광받고 있다.
축령산 숲은 인공으로 만들어진 조림지다. 6·25전쟁을 거치면서 헐벗은 산에 임종국 선생이 사재를 털어 250만그루의 편백나무와 삼나무를 심고 가꾼 것이 시작이다. 가뭄이 심할 때는 선생 가족이 물지게를 지고 산을 오르내리며 나무에 물을 줬다고 한다. 다른 지역에도 편백나무 조림지가 몇몇 있지만 규모로는 축령산 조림지에 비할 바는 아니다.
장성 편백숲에서 트레킹을 하려면 문일면 문암리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평평하고 넓은 임도를 따라 산책하듯 걸으면 금곡영화마을이 나타난다. 영화 ‘태백산맥’ ‘내 마음의 풍금’, 드라마 ‘왕초’ 등의 배경이 됐던 산골마을로 1950~1960년대 시골 농촌의 전형을 보여준다. 마을에는 20여가구 100여명이 옹기종기 모여 산다. 마을을 지나 숲으로 들어가면 솔내음숲길(2.2㎞), 산소숲길(1.9㎞), 건강숲길(2.9㎞), 하늘숲길(2.7㎞)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다.
임도를 중심으로 나무가 울창한 숲은 2000년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완만한 경사를 오르내리는 임도 양쪽에는 수령 20~50년의 편백나무와 삼나무, 측백나무가 빽빽하다. 숲 트레킹은 대략 2시간 정도 걸린다. 근처 홍길동 우드랜드도 같이 가볼 만하다. (061)390-7241
최병일 여행·레저 전문기자, 김명상 기자 skycb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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