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반대 → 동의
IMM PE와 매각합의서 체결
10월초까지 유상증자 등 마무리
[ 정영효 기자 ] ▶마켓인사이트 8월3일 오후 4시21분
자금난을 겪고 있는 대한전선을 국내 사모펀드(PEF)인 IMM PE에 팔아 정상화하려는 계획이 막판 진통 끝에 타결됐다. 채권단 가운데 홀로 매각에 반대하던 우리은행이 동의키로 했기 때문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내부방침을 바꿔 대한전선을 IMM PE에 매각하는 합의서 작성에 동의키로 했다. 이에 따라 IMM PE가 참여하는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고 800억원 규모의 채권단 대출을 출자전환해 대한전선을 회생시키는 방안을 실행할 수 있게 됐다. 대한전선은 2012년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고 구조조정을 시작한 지 3년5개월여 만에 IMM PE를 새 주인으로 맞게 된다.
앞서 지난달 17일 하나 외환 산업 국민 농협 신한은행 등 대한전선 채권단은 85.3%의 찬성률로 대한전선을 IMM PE에 매각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채권단 자율협약에 따르면 전체 채권단의 75% 이상이 지지하면 안건을 통과시킬 수 있 ? 하지만 채권 14.7%를 갖고 있는 우리은행이 매각합의서 날인까지 거부하면서 절차가 지연됐다.
우리은행은 대한전선을 공개매각하면 더 좋은 조건에 팔 수 있는데도 채권단이 수의계약 방식으로 매각을 진행해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해 왔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채권단이 자금을 추가 지원하면 대한전선의 상장폐지와 부도를 막으면서 시간을 벌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채권은행들은 지난해 말 실시한 공개매각이 실패한 만큼 IMM PE 외엔 다른 대안이 없다고 주장했다. 작년 12월 진행된 공개매각에는 PEF인 한앤컴퍼니가 단독 입찰했지만 최저입찰가 기준에 못 미치는 가격을 제시해 매각이 불발됐다.
대한전선은 자본잠식으로 인해 지난해 12월4일 주식시장에서 거래가 정지됐다.
채권단 관계자는 “올해 말까지 신규자금이 투입되지 못할 경우 대한전선이 상장폐지 수순을 밟게 되기 때문에 회사를 살려야 한다는 데 채권단 전체가 뜻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채권단과 IMM PE는 오는 10월 초까지 유상증자와 출자전환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유상증자와 출자전환이 마무리되면 대한전선은 채권단과 맺은 자율협약을 졸업한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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