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다툼' 언급 없이 간단한 인사만 나눠
신 회장, 4일 사장단 회의 소집 '정면돌파'
[ 유승호/강영연 기자 ]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 표면화된 이후 처음으로 신격호 총괄회장과 두 아들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이 만났다. 신 총괄회장과 차남 신 회장 간의 만남은 지난달 초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신 회장은 3일 오후 일본 출장을 마치고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 곧바로 신 총괄회장의 숙소 겸 집무실이 있는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4층으로 갔다. 롯데 측은 신 회장과 신 총괄회장이 5분가량 만났다고 전했다.
롯데에 따르면 신 회장은 “다녀왔습니다. 이번 일로 심려를 끼쳐 죄송합니다”고 말했다. 신 총괄회장은 “어디 갔다 왔냐”고 물었고 신 회장은 “도쿄에 다녀왔습니다”고 답했다고 롯데 측은 전했다. 간단한 인사말을 주고받은 것 외에는 전반적으로 어색한 분위기였으며, 경영권 분쟁 관련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는 신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그의 형 신동주 전 부회장도 있었다. 애초 이날 일본으로 돌아갈 것으로 알려졌던 신 전 부회장은 일정을 바꿔 한국에 머물렀다. 재계에서는 동생 신 회장과 타협을 시도하기 위해 출국 일정을 조정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신 회장은 신 총괄회장을 만난 뒤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공사 현장을 찾았다. 4일에는 그룹 사장단 회의도 열 예정이다. 재계에서는 신 회장이 적극적인 경영 행보를 통해 조직 재정비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신 회장은 공항 입국장에서 “국민 여러분께 이런 사태가 일어난 것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이번 사태가 빨리 해결되고 총괄회장의 창업정신에 따라 우리 그룹 기업들을 발전시키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승호/강영연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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