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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김중혁 "감정·시간이 그리는 좌표가 연애이자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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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팔로 하는 포옹' 펴낸 소설가 김중혁 씨


[ 박상익 기자 ] 소설가 김중혁 씨(44·사진)는 다방면으로 활동하는 ‘전천후’ 작가다. 책 전문 팟캐스트 ‘빨간책방’에선 독자들에게 재밌는 소설을 소개하는 안내자 역할을 맡고 있다. 동료 작가들과 소설 리뷰 사이트 ‘소설리스트’를 만들어 1년 가까이 참여하고 있다. 사람들이 쉽게 지나치는 사물과 일상을 경쾌한 문체로 써내려가는 에세이도 그의 특기 중 하나다.

그가 새 소설집 《가짜 팔로 하는 포옹》(문학동네)을 펴냈다. 그의 설명대로 “네 번째 소설집이자 첫 번째 연애소설집”이다. 김씨는 “남자와 여자가 만나 일어나는 감정의 교류를 연애라고 생각한다”며 “더 나아가 사람 사이의 관계, 이를 둘러싼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고 말했다.

《가짜 팔로 하는 포옹》에는 작가가 3년 동안 쓴 단편 8개가 들어 있다. 작품을 읽다 보면 흔히 알던 연애소설과는 느낌이 다르다는 것을 금세 깨닫게 된다. 작품 속 주인공들은 지나간 사랑을 붙잡고 하소연하는 못난 모습을 보이거나(가짜 팔로 하는 포옹) 실연의 아픔에 몸을 망가트리기도(힘과 가속도의 법칙) 한다. 그는 “연애를 시작하려는 사람, 연애를 끝낸 사람들의 이야기도 모두 연애 이야기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에 실린 ‘요요’에선 다른 사람과 관계 맺기를 포기한 채 시계 제작에 몰두하는 주인공과 그가 한때 사랑했던 여자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시계와 사랑을 매개로 삼아 인생의 의미를 그린 이 작품은 앞에 실린 소설들이 ‘요요’를 위한 전주곡이었다는 느낌마저 들게 한다. 작가도 이 작품을 쓰면서 소설집 맨 마지막에 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사람의 감정이 x축이라면 시간은 y축이라고 할 수 있어요. 감정과 시간이 어떤 좌표를 그리느냐에 따라 사람의 인생이 만들어진다고 할 수 있겠죠.”

누구보다 소설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데 힘쓰고 있는 그이기에 최근 문학·출판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보기가 내심 편치 않다. 그래도 그는 계속 글을 쓴다.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고, 그래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한국 문학은 내면을 들여다보는 작품과 이야기 중심의 작품이 균형을 맞춰가는 과정에 있다”며 “젊은 작가들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만큼 저 스스로도 꾸준히 작품을 내고 좋은 작품들을 널리 알리는 역할을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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