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일밤, 2주 연속 동시간 1위
복면가왕, 얼굴·신분 가린 채
오로지 가창력으로만 평가
진짜 사나이2, 연예인 모습 벗고
삭발 투혼 '진짜 군인' 보여줘
[ 유재혁 기자 ]
MBC 일요일 예능 프로그램 ‘일밤’이 2주 연속 동시간대 1위 자리를 차지하며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지난 4월 처음 방송한 ‘복면가왕’은 지난 26일 시청률 16.6%(TNMS, 수도권 기준)를 기록했고, ‘진짜 사나이 시즌2’는 13.7%를 올렸다.
올 상반기 MBC 주요 예능 프로그램들이 대거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는 동안 일밤은 큰 화제를 불러왔음에도 경쟁사에 밀려 1위에 오르지 못했다. 그러다 ‘복면가왕’과 ‘진짜 사나이 시즌2’의 인기가 지속적으로 올라가면서 시청률까지 경쟁 프로그램을 압도한 것이다. 일밤의 두 코너가 일요 예능의 강자로 시청자를 사로잡은 배경에는 소재를 인위적으로 가공하지 않고 진정성 있게 다룬다는 점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진화한 포맷이 통한 ‘복면가왕’
‘복면가왕’은 한때 유행이었던 다양한 분야의 오디션과 가창력 대결 프로그램보다 한층 진화한 포맷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스타들이 얼굴과 신분을 숨긴 채 오직 목소리만으로 실력을 겨루는 방식이다. 선입견 없이 음악만 평가하는 이 프로그램은 스타들이 기획사의 마케팅 덕분에 ‘떴다’는 세간의 오해를 불식하는 기회가 됐다.스타들은 화려한 가면 뒤에서 저마다 수준 높은 가창력을 뽐내며 시청자의 귀를 즐겁게 했다. 음악성을 재평가받은 스타들은 연일 화제를 낳았다. 아이돌그룹 EXID의 솔지가 초대 가왕을 차지하며 실력을 재평가받은 것을 시작으로 배우 김슬기, 개그맨 고명환 등 가수가 아님에도 뛰어난 실력을 과시한 연예인의 무대가 줄을 이었다. 여기에 명품 가수들의 깜짝 출연으로 프로그램이 한층 풍성해졌다. 4~7대 가왕을 차지한 김연우는 명품 목소리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가면 속에 숨겨진 매력적인 목소리에 시청자들은 “김연우가 틀림없다”며 그의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 ‘본방 사수’에 매달렸다. 판정단은 출연자들의 정체를 재치 넘치게 추측하면서 재미를 북돋웠다.
◆진정성 담은 ‘진짜 사나이 시즌2’
‘진짜 사나이 시즌2’는 인기 배우와 개그맨, 가수들이 군인의 모습으로 돌아가 사회적 신분과 위치에 상관없이 모든 훈련을 소화해내는 모습으로 감동을 선사했다. 여성 시청자에게는 접하기 어려운 군 생활을 알려줬고, 남성 시청자에게는 군 생활에 대한 기억을 불러일으켰던 ‘진짜 사나이’가 시즌2를 맞아 보다 현실감이 넘 ４募?평가를 받았다. 초기에 출연자들은 실제 삭발을 감행했고, ‘SSU 해난구조대 특집’에서는 현역조차 혀를 내두를 정도로 힘든 임무를 완수했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특집은 호국영령들을 가족의 품에 돌아가게 하는 장면으로 시청자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진짜를 보여주겠다’는 멤버들의 열정이 화면에 묻어났다. 그룹 언터쳐블의 슬리피는 눈물을 흘리거나 몸을 떨면서도 훈련을 소화하며 ‘좀비병사’라는 애칭을 얻었다. 배우 임원희는 노장투혼을 불살랐고, 작곡가 돈 스파이크는 “집안이 어려워 군대에 가지 못했는데, 꼭 군 생활을 해내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이들은 진정성이야말로 시청자를 붙잡는 최고의 무기임을 입증했다.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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