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민경 기자 ]
올 상반기 코스닥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바이오주(株) 영향으로 장외 시장에서도 바이오 기업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내년 초까지 바이오 기업의 기업공개(IPO)가 줄줄이 예정된만큼 한 발 앞서 장외 시장에서 바이오주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31일 장외주식전문사이트 '피스톡'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으로 비상장주식 주가 상승률 순위 상위 1위~5위까지를 바이오 기업이 싹쓸이했다.
노바셀테크놀로지가 21% 올라 1위를 기록했고 파멥신(10.29%)과 휴젤(8.47%), 다이노나(6.25), 애니젠(6.06%) 등이 뒤를 이었다.
범위를 최근 한달로 넓혀봐도 장외 시장에서 바이오 기업의 주가 약진이 두드러진다.
에이티젠과 바이텍메드가 40% 가까운 상승률을 보였고, 강스템바이오텍과 애니젠도 20% 이상 상승률을 기록했다. 안트로젠과 노바셀테크놀로지도 10% 넘게 뛰었다.
장외 시장에서 바이오 기업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앞서 증시에 입성한 바이오 기업들의 공모 성적이 우수했고, 이들의 상장 후 주가도 급등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올 들어 현재까지 IPO를 진행한 5개 바이오 기업(펩트론, 코아스템, 제노포커스, 경보제약, 파마리서치)의 경우 경보제약을 제외한 4개 기업의 최종 공모가가 당초 제시한 공모가 밴드 상단을 모두 웃돌았다.
5개 기업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780:1로 매우 높았고, 상장 첫 거래일 종가를 보면 공모가 대비 평균 140% 수익률을 기록했다. 상장 이후 평균 주가 수익률 역시 공모가 대비 180%에 이른다.
바이오 기업의 IPO 약진은 국내 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눈에 띈다. 지난해 미국 IPO 기업 수는 275개로 이중 102개 기업(37%)이 헬스케어· 바이오 업종에 포함돼 있다. 이들의 지난 해 평균 주가수익률도 38%로 전체 IPO 기업 평균 수익률 21%를 크게 웃돌았다.
글로벌 IPO 헬스케어 기업들의 평균 주가수익률은 미국보다 높은 43%로 전체 평균 수익률 15%의 3배 수준을 나타냈다.
이혜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오 기업의 공모 성적과 상장 이후 주가 분위기가 장외 시장으로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다"며 "상장 예정인 주요 바이오 기업의 장외 주가 역시 올해 들어 모두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바이오 기업은 총 22개로 상장 러시가 이어질 전망이다.
9월 상장 가능성이 높은 업체는 에이티젠과 바이텍메드이고 8월 예비심사 청구를 통해 11월 상장 가능성이 있는 업체는 아이진, 휴젤 등이다.
속개판정을 받은 다이노나와 기술성 평가를 재신청해야하는 파멥신, 9월 기술성 평가 신청 계획인 신라젠 등이 올해 중 상장을 확정하고 연말이나 내년 초 상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연구원은 "바이오 업체의 IPO는 내년 초까지 지속될 예정인만큼 '프리 IPO' 투자가 유리한 상황"이라며 "상장 가시권에 있고, 상장 후에도 중장기 성장성이 확고한 에이티젠, 바디텍메드, 파멥신에 관심을 두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에이티젠은 NK 뷰키트의 캐나다와 미국 수출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 바디텍메드는 신제품 PCT 출시로 높은 실적 성장이 예상된다는 점, 파멥신은 완전인간항체와 이중표적항체 원천기술을 보유했다는 점 등을 투자 포인트로 꼽았다.
코스닥시장 내 바이오주가 포함된 의약품 업종 지수는 이번 주 들어 급락하기 시작해 전날까지 4거래일 간 3.7% 가량 떨어졌다.
최근 계속된 상승에 따른 밸류에이션(가치 대비 평가) 부담과 시가총액 상위株인 코미팜이 창업주 거취와 관련해 출렁거린 탓이다. 의약품 업종 지수는 이날 닷새 만에 반등해 현재 1.76% 오르고 있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의약품 업종지수는 10년 주기로 장기 상승 사이클이 진행된다"며 "장기 고점 형성 과정에서 최소 1년 이상 등락을 거치기 때문에 현 시점을 하락 추세 전환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장기 이평성이 여전히 상승 중이고 하방에 중요한 지지대가 있어 단기 반등도 가능하다"며 "코스닥지수 역시 아직 본격 조정을 논할 시점은 아니다"고 말했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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