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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주목 e팀 ⑥]자산관리 '끝판왕'이 왔다…투자 프로들이 살아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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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민하 기자 ]

금융투자업계 메카인 '여의도'는 사람이 곧 자산인 곳이다. 애널리스트(기업 분석가)나 펀드 매니저 개개인의 능력에 따라 하루에도 천문학적인 단위의 돈이 오가는 곳이 바로 여기다.
그만큼 일부 스타 애널리스트나 펀드 매니저의 경우 높은 몸값을 받고 회사를 옮겨 다니기도 한다.

하지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뛰어난 사람(인재)만큼 중요하게 꼽히는 것이 팀워크. "혼자 만의 꿈은 꿈에 불과하지만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는 칭기즈칸(몽골제국 창시자)의 사상이나 "나의 비즈니스 모델은 비틀즈다"라던 스티브 잡스(애플 창업자)의 철학은 모두 팀워크의 중요성을 나타낸다.

[한경닷컴]은 뛰어난 팀워크로 여의도 투자업계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팀을 만나 이들의 끈끈한 동료애와 성공담을 들어본다. 혼자가 아닌 함께여서 더욱 빛나는 주목 이(e) 팀이 여기 있다. <편집자주>


여기 금융투자의 '프로'라는 자부심으로 똘똘 뭉친 전문가들이 있다. 30일 찾은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 11층 투자상품서비스(IPS) 본부는 금융투자 프로들의 집합소다.

IPS 본부는 4년 전 국내 최고의 개인자산관리(PWM)를 제공하겠다는 목표에 따라 확대·개편, 지금의 체계를 갖췄다.

이름만으로는 어떤 곳인지 바로 감이 안 잡히는 이곳은 쉽게 말해 금융상품의 백화점 같은 곳이다.

4개 부서, 60여명의 전문가들이 공모·사모펀드부터 구조화상품, 방카슈랑스, 골드, 퇴직연금 DC형 등까지 리테일에서 취급하는 거의 모든 상품을 다룬다.

IPS본부 4개 부서 중에서도 랩운용부는 증권 고유의 업무를 하는 전담하는 부서다. 간판 상품은 '신한명품 미래설계 1억랩'으로 지난해 3월 첫 선을 보인 이후 1600억원 이상(1분기 말 기준) 판매고를 쌓았다. 평균 수익률은 10% 에 달한다.

◆ 오래 묵힐수록 좋아지는 명품랩

신동철 IPS본부장(사진)은 오래 묵힐 수록 좋아지는 '장맛'이 나는 투자상품이라고 1억랩을 소개했다.

신 본부장은 "1억랩은 자산 리밸런싱(재조정)을 통해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하는 증권업계 대표 상품"이라며 "기존의 오페라 1.0과 2.0 등을 거쳐 가장 진화한 자산관리형 상품이라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일정한 수익을 확보하고 해를 거듭할 수록 수익률을 높여간다는 게 1억랩의 기본 운용철학이다.



이재신 부장은 "모든 금융회사들이 긴 기간을 두고 자녀 양육비용이나 노후 대비 자금을 만드는 수단이라고 소개하는 상품들은 많다"며 "여타의 것들과 1억랩이 다른 이유는 적극적인 자산 리밸런싱을 실제로 실행한다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신 본부장이 PWM의 총사령관이라면 이 부장은 랩운용부를 야전에서 직접 진두지휘하는 부대장이다.

이 부장은 "대부분의 자산운용 금융상품이 기계적이고 형식적인 자산 리밸런싱에 그치는 수준이라면 1억랩은 그와 차원이 다른 적극적인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의 말처럼 1억랩의 최종 운용 전략은 매달 열리는 상품전략운용위원회 소위원회에서 결정한다.

참석자는 IPS본부의 랩운용부와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 개별 지점장 등 5명이다. 소위원회 결정 전에는 매주 팀별 전략 회의가 1~2회 이상 열린다.

◆ 랩상품 ETF 투자 전례 없어

이 부장은 "회사 내 실무인력들이 모여 적극적인 리밸런싱 전략을 세우는 1억랙은 랩 상품이 할 수 있는 가장 발전된 형태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가 이처럼 강한 자신감을 갖게 것은 이유가 있다. 실제 구상해왔던 전략을 통해 시장을 이겨왔던 경험들이 자신감의 원천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레버리지ETF 투자 사례. 이 부장은 "2011~2013년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 있을 때 가장 안정적이면서도 수익을 냈던 게 롱숏펀드다"라며 "지난해 1억랩을 처음 설정할 때도 국내 유명 롱숏펀드 4개를 모두 편입했지만, 흐름이 바뀌어 대형주가 움직이고 소형주가 멈추면서 수익이 나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원하는 수익이 안 났던 롱숏펀드를 대부분 손절매하고 (당시 전망이 좋았던) 하이일드 펀드에 들어갔다"며 "그러나 이 역시 수익이 기대만큼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오랜 고민 끝에 선택한 게 레버리지ETF다. 1900선 근처에서 거래되던 코스피지수의 저평가 국면이 끝날 것이라는 전망을 바탕으로 한 결정이었다. 리서치센터와 거듭된 회의를 거치며 확신을 가지게 됐다.

이 부장은 "수 차례 회의를 거쳤지만 랩 상품을 ETF 투자에 직접 투자하는 것은 거의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며 "처음 세운 전략은 ETF 상품 비중을 50%까지 편입하는 것이었지만, 다섯 차례의 분할 매매를 통해 40%까지 편입하는 수준에서 마무리 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수익률이 10%대에 올라서자 다시 분할 매도, 수익을 실현했다.

수익률이 높아지자 이렇다 할 마케팅을 하지는 않았는데도 입소문만으로 가입자가 늘어났다.

올해는 미국과 일본, 유럽 등 글로벌 자산배분 통해 수익률을 높이는 상품 전략 방향을 세웠다. 일본과 유럽 쪽을 먼저 고려한 뒤 중국 펀드는 시점을 봐서 편입하겠다는 전략이다.

상황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연말까지 유럽과 중국은 20%씩, 일본은 10% 수준으로 비중을 조정할 계획이다.

출시 1년 만에 설정액이 1600억원을 넘어섰지만 신 본부장은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초기의 성공도 중요하지만 5~10년 이상을 내다보고 장기 투자할 수 있는 상품으로 자리잡는 것이 먼저다"라며 "(장기적인 수익률을) 꾸준히 유지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시장의 신뢰를 쌓아가겠다"고 밝혔다.

◆보고자 없는 창의적 회의 추구…"사내 자산운용사처럼 일해"

랩운용부에 대해 부서원들은 일반 관리부서가 아닌 별도의 자산운용사 같다고 묘사했다. 한 과장급 부서원은 "다른 부서는 관련된 업무가 주가 된다고 볼때 랩운용부 업무는 영업과 관리, 리테일, 홀세일 모든 부서와 연관돼 있고, 취급하는 상품도 주식, 채권, 펀드 등 거의 모든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업무 특성 때문에 부서 분위기 역시 '상명하복'의 수직적인 형태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상품전략위원회 등 일부 중요 회의들에도 최종 보고를 하기 위한 상급자가 따로 없다. 보고를 목적으로 한 회의는 의미가 없다고 판단해서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유리치투자자문이나 쿼드자산운용과 함께 내놓은 글로벌 랩 상품 역시 가능했다. 해당 글로벌 자문형랩 상품은 기존에 글로벌 운용사들에 맡아왔던 부분을 국내 운용사에 맡겨보자는 김인규 랩운용부 과장의 아이디어에서 시작했다.

이 부장은 "기존 회사 체계를 벗어날 수는 없지만, 부서 특성상 조금 더 유연해질 필요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글로벌 랩 상품처럼 최대한 부서원들이 눈치보지 않고 창의적인 의견을 낼 수 있도록 신경을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민하 한경닷컴 기자 mina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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