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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식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여야의 '정치 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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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과반 의석 붕괴…새정치연합, 영남서 24석

여의도연구원, 19대 적용 시뮬레이션
새누리 170석…의석 46%로 감소



[ 유승호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당이 도입을 주장하는 독일식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시행하면 여당 과반 의석이 무너질 것이라는 새누리당 자체 분석 결과가 나왔다. 야당이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주장하는 배경에는 상대적으로 야권에 유리하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것으로 새누리당은 보고 있다.


새누리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은 ‘독일식 권역별 비례대표제도 시뮬레이션’과 ‘그들은 왜 독일식 선거법을 주창하는가’ 보고서를 최근 당 최고위원회의에 보고했다고 29일 밝혔다. 보고서는 2012년 19대 국회의원 총선거 결과에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적용했다.

지역구 의석은 현행 246석으로 유지하고 비례대표 의석은 54석에서 123석으로 늘려 시뮬레이션했다. 새정치연합 혁신위원회가 최근 내놓은 선거제도 개편 방안과 같은 조건이다.

권역별 비례대표제는 전국을 5~6개 권역으로 나눠 국회의원 의석을 배정하고 정당별 득표율에 따라 나누는 제도다. 분석 결과 새누리당의 의석수는 152석에서 170석으로 늘鄕嗤?전체 의석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50.7%에서 46.0%로 떨어졌다. 19대 총선 당시 보수 성향 야당이었던 자유선진당과 합쳐도 의석 점유율이 49.7%로 과반에 못 미쳤다.

민주통합당(현 새정치연합)은 127석에서 143석으로 늘었지만 점유율은 42.3%에서 38.7%로 떨어졌다. 최대 수혜 정당은 옛 통합진보당으로 분석됐다. 통합진보당의 의석수는 13석에서 40석, 점유율은 4.3%에서 10.8%로 높아졌다. 새정치연합이 제3의 정당과 ‘야권 연대’를 하면 여당을 견제할 힘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여야가 선거제도 개편을 놓고 대립하는 배경에 이 같은 셈법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 시 취약 지역인 영남에서 많은 의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망국적인 지역구도를 타파하기 위해 선거제도 개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의도연구원은 권역별 비례대표제하에서 새정치연합이 영남에서 24석을 얻는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새누리당이 호남에서 얻는 의석은 5석에 그쳤다.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새정치연합은 영남에서 의석을 크게 늘리는 데 비해 새누리당은 호남에서 상징적 수준의 의석을 얻는 데 그친다”고 분석했다. 이어 “여소야대가 만성화돼 정치 불안정이 심화할 수 있다”며 “새누리당엔 현행 선거제도가 가장 유리하다”고 결론을 맺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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