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민경 기자 ]
배급사 '쇼박스'가 전지현·하정우 주연의 영화 '암살'을 통해 증시를 저격하고 있다.
암살이 개봉 5일 만에 3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초반 흥행에 성공하자 쇼박스 주가도 고공비행을 시작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암살 흥행과 더불어 오는 9월 개봉하는 영화 '사도' 역시 기대작으로 꼽히는만큼 3분기 쇼박스 실적이 사상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 암살, 개봉 5일만에 300만 돌파
27일 코스닥시장에서 오전 10시1분 현재 쇼박스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2.35% 뛴 9640원에 거래되고 있다. 주가는 개장 직후 9990원까지 뛰어올라 52주 최고가를 다시 썼다.
이날 주가 상승은 지난 22일 개봉한 암살의 흥행 소식 덕분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암살은 전날까지 개봉 5일간 337만명의 관객을 불러모아 명량, 어벤져스2에 이어 한국 박스오피스 역대 3번째로 빠른 관객 유입 속도를 보였다.
당초 220억원에 달하는 높은 제작비로 손익분기점(약 670만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현재 추세대로라면 올해 한국 영화 중 처음으로 1000만 관객을 동원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오는 8월 7일 북미 개봉이 확정된 것도 흥행에 도움을 줄 것이란 분석이다.
김현용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오는 30일 개봉하는 외화 '미션 임파서블5'(톰 크루즈 주연)가 최대 복병"이라면서도 "암살이 최소 800만 관객은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개봉한 한국 영화 중 1000만 관객을 달성한 영화가 아직 없다"며 "암살의 1000만명 돌파 여부에 시장 이목이 쏠려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사실 2분기 쇼박스 실적은 매출 138억원, 영업이익 5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줄어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2분기는 시장 비수기이자 전통적으로 외화가 강세인 시기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2분기 실적 부진보다는 암살 흥행을 통해 3분기 실적 개선을 달성할 수 있단 점에 주목하고 있다.
김진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암살의 최종 관객수를 900만명으로 가정할 경우 쇼박스의 투자 손익은 41억원으로 추정한다"며 "북미 개봉에 따른 추가적인 해외 판권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현용 연구원도 "암살 흥행을 바탕으로 3분기 매출은 452억원을 기록해 작년보다 41%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영업이익은 64억원으로 사상 최고치에 근접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 사도, 검사외전 개봉 예정작 탄탄
암살 외에 영화 '사도' 등 하반기 라인업이 탄탄하다는 것도 쇼박스 투자 심리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의견.
송강호·유아인 주연의 '사도'가 9월 개봉하는 데 이어 강동원 주연의 '검사외전'(12월), 이병헌·조승우 주연의 '내부자들'(12월) 등 대작들이 잇따라 선보일 예정이어서 흥행 모멘텀(동력)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한승호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업계에서는 추석 연휴에 개봉하는 사도에 대한 기대가 암살보다 더 크다"며 "특히 사도는 제작비가 저렴해 흥행에 성공할 경우 손익에 미치는 영향도 암살보다 더 많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암살과 사도 등 기대작들로 인해 쇼박스의 강력한 실적 개선 모멘텀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쇼박스가 중국 영화 시장에 진출할 것이란 점도 주가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회사 측은 올해 3월 중국 화이브라더스와 독점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하고 중국 사업 시작했다.
현지에 '쇼박스 차이나' 법인을 설립해 3년 간 6편 이상의 합작 영화를 제작, 중국에서 개봉할 계획이다. 올해 합작 영화 2편의 제작을 시작했고 빠르면 연말에 1편이 개봉될 예정이다.
문지현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제한적인 한국 사업에 '중국'이라는 새로운 시장의 사업이 부가되면서 흡사 '엔진 두개가 동시에 돌아가는 효과'를 낳게 된다"며 "해외 사업의 성장성 확보를 주목할 만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암살 흥행과 하반기 기대작, 중국 사업 성장 전망 등을 감안해 쇼박스의 목표주가를 잇따라 올려잡고 있다.
NH투자증권은 기존 8500원에서 1만1000원으로 상향 조정했고, 신영증권은 9000원에서 1만원으로 올려 잡았다. 이베스트증권도 7000원에서 1만원으 ?상향 조정했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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