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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이 곧 신앙…토론 교육으로 창의력 극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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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s Master - 유대인의 기업가 정신 (3)

기도만큼 공부 중요성 가르쳐
유대인 거실엔 TV없고 책장만
독서 후 질문 통해 사고력 확장




유대인들에게 가장 충격적인 사건은 바로 기원전 6세기 바빌로니아 침공에 따른 예루살렘 성전의 파괴였다. 이 사건으로 유대인들은 영적 딜레마에 빠졌다. ‘예루살렘 성전은 하느님의 집인데 어떻게 이방인들에 의해 파괴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우리가 믿는 하느님은 전지전능한 분이 아니란 말인가’라는 의문이 들었다. 유대인의 종교의식은 신성한 ‘성전에서’ 제물을 바치며 예배를 드리게 돼 있다.

따라서 예루살렘 성전의 파괴는 그들의 종교를 잃어버린 것과 마찬가지였다. 이때 바빌론에서 선지자 에레미야와 에스겔은 “성전에 재물을 바치는 것보다 믿음을 갖고 율법을 지키는 일이 여호와를 더 즐겁게 하는 길”이라고 역설했다. “하나라도 더 배움으로써 신의 섭리를 하나라도 더 이해해야 신에게 한 발짝 가깝게 다가갈 수 있다”고 가르쳤다.

이렇게 해서 ?諭?사상 혁명적 제도인 시나고그(synagogue)가 탄생한다. 사제 없는 회당 시나고그에서 학자인 랍비를 중심으로 신자끼리 모여 율법 낭독과 기도를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예배의식이 시작됐다. 그래서 시나고그의 주 용도도 토라와 탈무드를 공부하는 공간으로서의 기능이 우선시된다.

이때부터 유대교에서는 성서와 탈무드 곧 유대교 경전을 배우고 연구하는 것이 하느님을 믿는 신앙과 동일시된다. 이것은 유대교에서 발견되는 중요한 특징이다. 탈무드도 ‘하느님은 1000가지 재물보다도 1시간의 배움을 기뻐하신다’고 가르치고 있다.

# 유대교의 특징은 배움의 종교

유대교에서는 신께 기도 드리는 것만큼 공부가 중요하다고 가르친다. 인간은 세상을 유지하는 하느님의 협력자로서, 하느님 사업에 동참하기 위해서는 먼저 하느님의 섭리를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유대교에서 ‘배운다는 것은 기도를 올리는 것과 같은 일’이다. 히브리어로 ‘기도하다’라는 말은 ‘히트 파레루’다. ‘스스로 가치를 잰다’는 뜻이다. 하느님께 맹종하는 게 옳은 것이 아니라 신께서 하시는 위대한 일을 먼저 이해하는 것이 인간의 의무이며, 그리고 난 후에 신의 의지에 합당하게 살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이렇듯 ‘배운다는 것은 곧 신의 뜻을 살피며 신을 찬미하는 일’이다. 유대인에게 배움은 그 자체가 신앙이다. 그들이 평생 공부하는 이유다.

유대교는 배움을 으뜸 가치로 여기고 있다. 이는 자연스럽게 독서로 연결된다. 예로부터 유대인은 책의 민족이라 일컬어졌다. 세계에서 가장 독서를 많이 하는 유대인의 전통은 어제오늘 세워진 것이 아니다.

기원전 6세기에 쓰이기 시작한 탈무드에는 독서에 관한 수많은 경구가 수록돼 있다. “돈을 빌려주는 건 거절해도 좋으나 책 빌려주는 건 거절해선 안 된다”는 구절이 있다. 이것은 유대인이 고대로부터 얼마나 독서를 중요시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다. 유대인들에게 독서는 일종의 신앙생활이다.

18세기 유럽의 유대인촌에서는 책을 빌려 달라는 것을 거부한 사람에게는 벌금을 물렸다는 기록도 있다. 그만큼 유대인은 책을 많이 읽기 때문에 자연히 유대인 가운데 학자와 교사가 많이 나왔다.

# 창의력의 원천 독서·질문·토론

현대에도 독서 중시의 유대인 전통은 변함이 없다. 더구나 안식일에는 어떤 일도 하지 못하게 돼 있어 독서와 대화하는 것 외에는 할 일이 없다. 유대인 거실에는 독서와 대화를 위해 대부분 TV가 없고 책장과 원탁 테이블이 놓여 있다. 유대인 부모는 안식일뿐 아니라 평소에도 책 읽는 모습을 자녀들에게 보여줌으로써 자녀들을 자연스레 독서로 이끈다. 유대인 자녀들이 독서에 강한 모습은 단적으로 미국 대학입학 시험인 SAT에서 드러난다. 이 시험은 영어, 수학 두 과목으로 구성돼 있는데 일반적으로 유대인 학생의 경우 영어시험에서 다른 백인 학생들보다 평균 20% 정도 높은 점수를 받는다. 어려서부터 습관으로 굳어진 독서량의 결과다.

유대인들은 ‘생각이 바로 경쟁력’이란 사고를 지니고 있다. 사고의 범위를 넓혀야 성공한다는 생각이다. 창의성은 특별한 사람의 유전자에 각인된 초자연적인 힘이 아니다. 누구나 배우고 개선할 수 있는 능력이다. 독서는 이런 창의력과 상상력의 원천이다. 특히 독서 후 질문과 토론은 이를 극대화하는 좋은 방법이다. 토론식 교육은 머리를 분석적이며 통합적으로 개발한다. 어디 그뿐인가. 토론하는 동안 본인이 평상시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아이디어들이 떠오른다. 창의력 개발이다. 토론하는 두 사람의 창의력이 부딪치면서 파생되는 시너지 효과는 대단하다. 유대인의 창의력이 강한 이유이자 유대인의 교육 자체가 대부분 질문과 토론으로 진행되는 이유다.

홍익희 < 배재대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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