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자문사 노무라 선정
수익 꾸준…'원제' 사업과 시너지
CJ·사조·대상 등도 인수전 채비
[ 정영효 / 안대규 기자 ] ▶마켓인사이트 7월23일 오후 4시27분
LG화학이 국내 최대 농자재 기업인 동부팜한농 인수전에 뛰어든다. 바스프 다우 듀폰 등 농자재 사업부가 있는 글로벌 화학회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SK CJ 한화 대상 KT&G 사조 등 다른 대기업들도 동부팜한농 인수를 적극 검토하고 있어 한바탕 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여기를 누르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유가 하락기에 주목받는 농자재 사업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대주주인 스틱인베스트먼트 큐캐피탈파트너스 등 재무적 투자자(FI)들과 2대 주주인 동부그룹은 동부팜한농을 공개 매각하기로 하고 조만간 인수 후보 涌“?투자안내문(티저레터)을 보낼 계획이다. 최근 일본 오릭스그룹과 H&Q 등 사모펀드(PEF)들과 진행해 왔던 매각협상이 결렬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인수 후보 가운데 LG화학이 가장 발빠르게 인수전에 나설 채비를 갖췄다. 노무라금융투자를 인수자문사로 선정한 데 이어 법률·회계자문사를 고르고 있다. LG그룹이 대형 인수합병(M&A) 거래에 나서는 건 지난해 3월 미국 수처리업체인 나노H2O를 2억달러에 사들인 이후 처음이다.
M&A에 소극적이란 평가를 받아온 LG그룹이 인수가격만 7000억~8000억원으로 예상되는 동부팜한농을 노리는 것은 글로벌 화학기업으로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면서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추가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바스프 다우 듀폰 미쓰비시 등 전 세계 대형 화학회사들은 대부분 농자재 사업부를 두고 있다. 이들 기업의 농자재 사업 비중은 전체 매출의 20~30% 수준이다. 세계적으로 경작면적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주요 국가들이 농업 생산성 향상을 위한 우수 농자재 조달에 매달리면서 해당 사업부 매출도 매년 꾸준히 늘고 있다.
동부팜한농은 국내 농약시장 1위, 비료와 종자시장에선 각각 2위를 달리는 기업이다. LG화학은 원유에서 에틸렌 벤젠 등 화학원료를 생산하는 기초소재사업과 2차전지를 만드는 전지 사업부문 등이 주력이다. 유가와 글로벌 경기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반면 농자재 사업은 수익성이 꾸준한 사업이어서 안정적인 실적을 기대할 수 있다. 같은 이유로 SK 한화 코오롱 효성 등 화학 계열사를 보유한 대기업들도 동부팜한농에 큰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양한 업종에서 다양한 관심
LG그룹은 LG생명과학의 원제(농약의 원료)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점도 눈여겨보고 있다. 농약값의 70~80%를 차지하는 원제는 바스프 다우 등이 전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국내 기업 가운데는 LG생명과학과 동부팜한농만이 원제를 생산한다. IB업계 관계자는 “LG그룹이 두 회사를 한데 묶어 경쟁력을 높이면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원제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 것”이라며 “농자재 사업 이익률은 10%에 달해 LG화학의 수익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을 제외하면 국내 유일의 민간 농자재 업체란 희소성 때문에 음식료 관련 사업을 하고 있는 기업 상당수도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동물사료와 정밀화학사업부를 운영하는 CJ그룹과 농약사업부에 관심이 많은 KT&G 대상 등이 인수 후보로 꼽힌다. 사조그룹도 삼정KPMG 회계법인을 자문사로 선정해 인수전을 준비하고 있다.
동부팜한농은 동부그룹 재무구조 악화로 FI들의 투자금(원금 3000억원)을 못 갚게 되면서 지난해 4월 매물로 나왔다. 매각 대상은 FI 지분 73%(상환우선주 전환시)와 동부그룹 지분 27%를 합친 100%다. 동부팜한농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이 인수하면 동부팜한농의 종자기술을 지키면서 경쟁력도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원제(原劑)
농약의 주요 원료. 농약은 약효를 나타내는 원제와 원제의 효과를 높이는 부재료 등으로 구성된다. 원제를 개발하는 데는 엄청난 투자비가 들어가기 때문에 글로벌 화학기업 몇 곳이 전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정영효/안대규 기자 hugh@hankyung.com
[7/31] 中자오상증권초청, 2015 중국주식 투자전략 강연회 (무료)
[이슈] 40호가 창 보면서 거래하는 기술 특허출원! 수익확률 대폭상승
[한경+ 구독신청] [기사구매] [모바일앱]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