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는 외국 투기자본의 국내 기업 경영권 위협을 막기 위해 차등의결권, 포이즌필(신주인수선택권) 등을 도입해야 한다고 23일 주장했다.
전경련은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외국자본 유치와 인수·합병(M&A) 활성화를 위해 자본시장을 개방했지만 공정거래법과 상법의 회사 소유·지배구조 제도는 개선되지 않아 한국 기업들이 외국 투기펀드의 공격 대상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영권방어 수단으로 경영진이 소유한 지분에 1주1의결권 원칙의 예외를 인정해 1주당 다수의 의결권을 부여하는 차등의결권, 경영진이 보유 주식 수와 무관하게 주요 경영 사안에 거부권을 부여하는 황금주 등을 제시했다. 또 공격자를 제외한 나머지 주주들에게 회사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도록 해 결과적으로 공격자의 지배권을 약화시키는 ‘포이즌필’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전경련은 코스피200 구성종목 중 1998~2014년 상장해 있는 비금융기업 83개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외국인 주식 보유 비중이 높은 기업일수록 배당이 늘어나고 설비투자는 위축된 것으로 진단했다. 기업의 이익과 무관하게 고배당 요구가 늘어나면서 중장기적으로 설비투자가 줄고 기업의 성장동력도 떨어졌다는 설명이다.
외국계 투기 펀드가 단기 투자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경영권 분쟁을 일으키며 기업의 장기적 가치를 훼손시키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고 전경 쳄?지적했다. 2004년 영국계 펀드 헤르메스는 삼성물산 지분 5% 취득 후 경영진을 압박하다 돌연 지분을 전량 매각해 380억원의 차익을 냈다. 2006년 칼 아이칸은 KT&G와 경영권 분쟁을 일으켜 1500억원의 시세 차익을 얻기도 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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