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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헤지펀드 경영권 공격, 삼성물산으로 끝난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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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주총에서 제일모직과의 합병안이 압도적 찬성으로 가결됐다. 주총 참석률 83.57%에 찬성률 69.53%로, 전체 주식 대비 합병 찬성률이 58.91%에 달했다. 한 달 보름간에 걸친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합병 저지 시도는 삼성 측의 완승으로 끝났다. 이로써 삼성의 출자구조는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단순화된다. 특히 이재용 최대주주 경영체제로 이행하면서 글로벌 기업으로의 재도약을 꾀할 기틀을 다졌다. 당초 삼성 측 성장전략대로 진행할 수 있게 된 것은 다행이다.

그렇지만 앞으로 글로벌 헤지펀드들의 공격이 잦아들 것으로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오히려 제2, 제3의 엘리엇이 밀려올 것이다. 영국계 헤지펀드 헤르메스도 최근 삼성정밀화학 지분 5.02%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헤지펀드가 한국으로 몰려드는 이유는 명확하다. 기업들은 성장했지만 경영권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최소한의 경영권 방어수단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현재 국내 M&A 시장은 헤지펀드 등 공격자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해 국내 기업을 역차별하는 구조다. 국부유출 방지 차원에서도 바로잡아야 한다. 차등의결권이든, 포이즌필이나 황금주든 선진국이 시행하는 방어장치를 갖추게 해야 한다. 야당과 일부 사회단체들도 단순히 재벌·반재벌, 대주주·소액주주라는 낡은 도식에서 벗어나 균형 잡힌 시각으로 이 문제를 볼 때가 됐다. 지금 이 순간에도 과거 소버린처럼 투기자본들이 국내 기업의 지분구조만 들여다보며 공격리스트를 짜고 있을지 모른다. 기업들은 국내외의 경영 위험을 극복하고 성장전략을 짜기에도 다급하다. 이 판에 경영권 방어에 인적·물적 여력을 다 쏟아넣어야 한다면 투자계획은 누가 세우고 일자리 창출은 또 어떻게 해내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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