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지 LG경제연구원 연구원
사물인터넷(IoT)과 웨어러블 디바이스(wearable device)는 최근 전자·정보기술(IT)산업의 큰 화두다. 센서의 적용 범위가 확대되고 다양한 전자기기가 나오면서 기존 전원의 제약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에너지 하베스팅(energy harvesting)이 주목받고 있다. 에너지 하베스팅은 주변의 남는 에너지인 빛 진동 열 전자기 등의 에너지를 수확해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기술이다. 온도차가 발생하면 전류가 흐르는 열전 효과, 압력을 주면 전류가 흐르는 압전 효과, 빛 에너지로 전기가 발생하는 광전 효과 등의 과학적 원리를 기반으로 한다.
건물 및 공장 자동화, 실시간 데이터 모니터링 등 분야에 무선 센서 네트워크가 적용되면서 센서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이 적용된 센서는 자체 생산한 에너지로 구동된다. 배선 설치 및 배터리 교환, 유지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사람의 손이 닿기 힘든 곳이나 유선 연결이 어려운 곳에 센서를 설치할 수 있다. 무선 센서 네트워크 적용 범위가 확대될 수 있다. 2011년 독일에서는 약 2만개의 배터리 없는 센서와 무선 스위치를 설치한 ‘더스퀘어’ 빌딩이 세워지기도 했다.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은 웨어러블산업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단말기의 전력 소비를 줄이려는 노력과 배터리 용량을 늘리려는 노력을 동시에 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 배터리 용량은 크기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스마트 워치의 보조 전원으로 에너지 하베스팅을 활용하면 배터리 교체나 충전이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사용시간을 연장할 수 있다. 단순 기능을 지닌 웨어러블 디바이스에는 주전원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있다. 최근 스마트기기 회사 미스핏이 주얼리 브랜드 스와로브스키와 함께 운동 및 수면 측정 기능을 지닌 ‘바이올렛 스와로브스키 샤인’을 출시했는데, 빛을 받으면 충전이 가능해 별도의 배터리 교환이 필요 없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물론 아직 기술적 측면의 과제는 남아 있다. 먼저 출력 성능과 내구성을 높이기 위한 소자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열전 소자는 나노 기술을 적용해 미약한 열을 활용하려는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 압전은 높은 변환 효율과 내구성을 지닌 고분자 압전 재료, 고분자 복합 소재 등이 개발되고 있다. 또한 일정 수준의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수집하고 저장 및 소비하기 위해 부품, 모듈 단위의 주변 기술 발전도 이뤄져야 한다. 기업들은 저전력 센서 및 회로와 불규칙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저장할 수 있는 저장장치 등의 기술 개발을 위해 협업이나 사업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아이디테크엑스(IDTechEX)에 따르면 전 세계 에너지 하베스팅 시장은 2024년 26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자체 시장 규모는 크지 않으나 연관 시장 규모는 거대하다. 사물인터넷 시장 규모는 2013년 2000억달러에서 2020년 1조2000억달러로 연평균 21.8%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웨어러블 시장 또한 급격하게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단기적으로는 전자기기의 보조 전원으로써 기존 배터리와 상호 보완적인 관계로 성장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장기적으로는 스마트 의류, 헬스케어, 환경, 자동차, 국방 등의 분야에 적용될 수 있다. 헬스케어산업에서는 기존 배터리의 유해물질 우려와 교체의 불편함을 극복할 수 있는 반영구적으로 작동하는 의료기기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산업에서는 스마트 카의 센서에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을 적용하면 배선을 줄이고 연료 및 전기 사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통신산업의 발달, 전자기기 사용 확대와 함께 에너지 하베스팅은 미래의 주요 기술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기존 에너지 시스템이 지닌 배선 설치·유지, 배터리 교체·충전 등의 제약을 해결하는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의 스마트 그리드, 스마트 홈, 스마트 보안 등 IoT 기반에는 무선 센서 네트워크가 있다. 이 때문에 에너지 소비 측면의 제약을 해결하는 에너지 하베스팅은 IoT 시대 개막을 앞당기는 트리거 역할을 할 수도 있다. 계속 기술적 한계를 극복해 헬스케어, 자동차 등 여러 산업으로 사용처가 확대되면 기술과 수요가 서로를 촉진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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