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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협 "포이즌필 등 경영권 방어수단 도입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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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경영 힘 쓸 시기에 투기자본 막느라 기진맥진
상호출자금지 완화 등 지분 규제 확 풀어야



[ 서기열 기자 ]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 등 해외 투기자본의 국내 기업에 대한 경영권 공격이 거세지는 가운데 1800여개 상장회사가 정부와 정치권에 차등의결권과 포이즌필 등 경영권 방어수단을 도입해줄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투기자본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한 경우에 한해 현행 대기업집단 계열사 간 상호출자 금지 등의 지분 규제를 완화해 달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와 코스닥협회는 1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이 같은 내용의 ‘공정한 경영권 경쟁환경 조성을 위한 상장회사 호소문’을 발표했다. 상장사협의회에 따르면 상장사 1820개 중 최대주주 지분율이 33% 미만이고, 외국인 비율이 10% 이상인 기업은 134개로 전체 상장사 가운데 7.36%를 차지한다.

정구용 상장사협의회 회장은 “기업 경영에 매진해야 할 상장사들이 투기성 헤지펀드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동분서주해야 하는 비정상적인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며 “공격과 방어가 균형잡힌 기업 인수합병(M&A) 법제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국내 기업 주식 취득한도 폐지 등 적대적 M&A를 시도하는 주체에 대한 규제는 풀린 반면 상호출자 제한제도, 계열 금융회사의 의결권 제한제도 등이 신설돼 경영권 방어자에 대한 규제는 강해지면서 경영권 방어가 힘들어졌다는 게 협회 측 설명이다.

박진선 샘표식품 대표는 “실제로 2006년 우리투자증권 프라이빗에쿼티(PE)로부터 적대적 M&A 공격을 받은 적이 있다”며 “대주주들이 지분 50% 이상을 확보하려고 노력하지만 자금 마련 등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두 협회는 차등의결권과 포이즌필 등 세계 주요국에서 보편화한 경영권 방어수단 도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차등의결권은 일부 주식에 특별히 많은 수의 의결권을 부여해 경영권 안정을 도모할 수 있게 하는 것이며, 포이즌필은 기존 주주들에게 시가보다 싼 가격에 신주를 매입할 권리를 부여해 적대적 M&A를 막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이들은 또 투기성 자본에 대한 경영권 방어 등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 대기업집단 계열사 간 상호출자나 신규 순환출자가 가능하도록 규제를 완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현재 15%로 제한된 계열 금융사와 보험사의 의결권을 경영권 방어를 위해 30%로 확대해줄 것도 요청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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