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민경 기자 ]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기업의 주주환원 규모가 자사주 매입을 중심으로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사주 매입 증가는 특히 소수 상위 기업을 중심으로 눈에 띄게 이루어져 애플은 S&P500 기업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10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국제자본시장리뷰' 발간 기자간담회를 열고 2009년~2014년 중 S&P500 기업의 자사주 매입이 연평균 32.1% 증가했다고 밝혔다.
자사주 매입과 함께 주주환원의 또 다른 방법인 현금배당은 연평균 12.4%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자사주 매입과 현금배당을 통한 전체 주주환원 금액은 2009년 3333억 달러에서 2014년 9037억 달러로 연평균 22.1% 증가세를 보였다.
이 기간 중 기업 순이익이 4490억 달러에서 9502억 달러로 연평균 16.2% 증가한 걸 감안하면 주주환원 금액 증가율이 이를 웃도는 셈이다.
미국 상장기업의 주주환원 금액이 급증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지만 이는 기업 펀더멘탈(기초체력)에 의한 합리적 선택 결과로 보여진다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업종별 주주환원 금액 비중을 살펴보면 자사주 매입과 현금배당 모두 정보기술(IT) 에서 가장 높고 유틸리티, 통신, 소재 등은 하위권에 머물렀다.
업종별 자사주 매입 비중은 IT(28%), 黎茱捻炷?14.8%), 금융(13.6%), 산업재(12.1%), 의료(10.9%), 소재(5.1%) 통신(0.4%), 유틸리티(0.2%) 등이다.
현금배당 비중은 IT(14.9%), 금융(14.7%), 필수소비재(12.7%), 에너지(12.0%), 의료(11.0%), 통신(5.8%), 유틸리티(5.5%), 소재(3.5%) 순이다.
S&P500 기업의 전체 자사주 매입 금액에서 상위 20개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 23.3%에서 지난해 29.6%로 높아졌다.
특히 애플사는 자사주 매입을 통해 2013년과 2014년에 각각 259억 달러, 450억 달러를 주주들에게 환원했다. 이는 S&P500 기업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양진영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미국 기업의 주주환원과 관련해 나오는 우려 중 하나는 현금부족으로 기업 투자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이라며 "하지만 주주환원이 기업 투자 위축으로 이어진다는 실증적 증거는 충분치 않다"고 말했다.
실제 금융위기 이후 주주환원이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기업들의 설비투자비용은 2009년 4543억 달러에서 지난해 7264억 달러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연구개발비도 1655억 달러에서 2541억 달러로 연평균 9.0% 늘어났다.
양 연구원은 "한국 상장 기업의 경우 미국과 비교해 수익을 주주환원 또는 투자를 위해 사용하기 보다는 현금성자산 형태로 과도하게 축적하고 있다"며 "기업가치 극대화를 위한 바람직한 주주환원 정책 방향에 대해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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