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포트
오비맥주, 발빠른 현지화
6.9도 '카스 레드' 주력…고도주 선호 몽골인에 인기
몽골 사막에 '희망의 숲'…장기적 사회공헌 활동도
[ 강진규 기자 ]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 외곽 날라이흐 지역에 최근 들어선 대형마트 ‘오르길마트’의 수입맥주 판매대에는 오비맥주의 카스와 카스 레드가 나란히 진열돼 있었다. 카스 레드 500mL 캔 제품의 가격은 1800투그릭으로 약 1026원이다. 현지 물가 수준을 감안하면 두 캔 값이면 한끼 식사를 할 수 있다. 몽골 현지 맥주보다도 20~30%가량 비싸지만 소비자들은 카스를 장바구니에 담았다.
카스를 몽골에 공급하는 식품수입사 카스타운의 잉흐바트 담바다르차 사장은 “카스는 몽골의 맥주 시장 초창기부터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브랜드”라며 “러시아산 저가 맥주를 제외하면 가장 인기 있는 수입 맥주”라고 설명했다.
오비맥주는 몽골에서 지난해 500mL 캔 제품 기준 약 1000만개를 팔았다. 전체 시장점유율은 4.12% 정도지만 1500~2300투그릭의 프리미엄 맥주 시장에서는 약 40%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현지화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 카스가 빠르게 자리잡는 데 기여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오비맥주는 보드카, 위스키 등 알코올 도수가 높은 술을 마시는 몽골인들의 특성에 맞춰 6.9도의 카스 레드를 주력 브랜드로 내세웠다. 카스 레드는 국내에서는 판매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브랜드지만 몽골에서는 일반 카스보다 많이 팔리고 있다. 겨울철 영하 30~40도까지 떨어지는 몽골의 기후환경 속에서 맥주가 얼지 않는 유통 기법을 도입한 것도 큰 보탬이 됐다.
오비맥주는 사회공헌활동으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본인을 한국명 ‘김도훈’으로 불러달라는 프레데리코 프레이레 오비맥주 사장은 “몽골의 사막화를 막기 위해 에르덴솜 지역에서 ‘카스 희망의 숲’을 조성하고, 몽골 국가대표 태권도팀을 후원하는 등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몽골인들에게 다가가고 있다”고 말했다. 브라질 출신인 프레이레 사장은 한국 내에서 스킨십을 강화하기 위해 ‘김도훈’이란 이름을 지었다.
오비맥주는 사회공헌활동을 통한 브랜드 이미지 제고 전략을 몽골 외 다른 국가로 확산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카스를 아시아 톱10 브랜드로 키우기 위한 전략 중 하나다. 오비맥주는 제조업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일본과 홍콩에도 맥주를 수출하고 있다. 홍콩에서는 카스 대신 ‘블루걸’이라는 현지 브랜드로 팔리고 있다. 프레이레 사장은 “사회공헌활동이 당장 점유율 확대로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몽골의 시장 상황은 오비맥주에 우호적이지는 않다. 생그로, 보리고 등 현지 맥주들이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점유율을 빠르게 높여가고 있다. 몽골 정부가 수입 맥주에 특별소비세와 추가 관세를 부과한 데다 환율 사정도 좋지 않다. 그는 “현지 시장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며 “올해 카스 레몬을 새롭게 선보이고, 새로운 패키지를 마련해 몽골 소비자를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울란바토르=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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