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병일 기자 ]
계절이 익어간다. 비가 그친 수풀마다 웃자란 야생화가 화사한 미소를 짓고 있다. 숲은 녹색의 염료를 길어 올린 나무들로 빼곡하다. 진정한 휴식은 자연에서 비롯된다. 반짝이는 자연의 울림을 느끼고 싶다면 식물원으로 가보자. 나무와 꽃, 풀들이 전해주는 세밀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싱그러운 자연이 온몸으로 깃드는 것을 느끼게 된다. 꽃 한 송이에 담긴 시간의 흐름과 자연의 섭리를 배울 수 있는 식물원 5선(選).
충남 청양 고운식물원
숲 전체가 하나의 정원…야생화 배움터
수목과 꽃 8800여종 정원에 가득
충남 청양의 고운식물원(kohwun.or.kr)은 37만㎡에 이르는 숲 전체를 정원으로 꾸민 야생화 배움터다. 다양한 수종을 심은 테마 정원과 야생화가 피고 지는 탐방로를 돌아보면 식물원 이름처럼 고운 꽃과 나무가 지천에 피어 있다. 1990년 터를 조성한 뒤 25년이 지나면서 식물원의 나무와 꽃은 모두 8800여종으로 늘었다.
야생화와 희귀 생물은 물론 식물원 전체의 조경이 毛爭?조경을 공부하는 학생과 전문가는 물론 일반 여행자가 즐겨 찾는 공간이 됐다.
붉은 보랏빛 피튜니아와 한련 화분이 가득 매달린 터널을 지나 언덕에 오르면 본격적인 정원 여행이 시작된다. 화사한 여름 향기가 가득한 수련원과 습지원, 장미원, 야생화와 어우러진 조각공원, 튤립이 지고 양귀비가 피어난 일년초원 등 어느 곳 하나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소나무숲 속에 자연스럽게 조성된 야생화원 곳곳에는 ‘고향 이야기’라는 주제로 웅크리고 앉아 생각하는 사람, 땅속에 발을 묻고 서 있는 나체 여인상 등 재미있는 조각품들이 전시돼 있다. 야생화원 끝에는 널뛰기 등 민속놀이를 할 수 있는 체험장이 있다.
연보라꽃 비비추, 7월이 절정
정원과 정원을 잇는 길목에는 야생화가 빈자리 없이 햇살을 받고 있다. 노루오줌, 바위취가 더위를 잊게 한다. 잠시 쉬어 가는 공간에도 서양봉선화로 불리는 임파첸스가 화려한 색감을 자랑하고, 방갈로 벤치 옆으로는 푸른 수국이 한창이다. 아파트 단지 화단에서 볼 수 있는 원추리도 한껏 아름다움을 뽐낸다. 발길 닿는 곳, 눈길 가는 곳에서 어김없이 꽃들이 인사를 건네니 탐방객의 걸음은 자꾸 느려진다.
장미원을 지나 식물원 안쪽 끝에 자리한 넓은 잔디광장을 기점으로 돌아나와 전망대로 가는 길목에는 올망졸망 피어나는 비비추원, 봄과 초여름을 화사하게 물들이는 목련원, 원추리원 등이 있다. 개화 기간이 길어 5월 말부터 7월까지 볼 수 있는 원추리는 날마다 새로운 꽃이 핀다 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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