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스티브 잡스·마크 저커버그 같은
명문대 중퇴·20대 창업은 보기 드문 '유별난 이력'
[ 양준영 기자 ] 흔히 성공한 정보기술(IT) 벤처 창업자 하면 ‘어린 시절 컴퓨터에 빠져 살던, 20대 초중반의 명문대 중퇴자’를 떠올린다. IT 벤처를 창업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워낸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과 고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우연찮게 이런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실제 IT 벤처 창업가들은 주로 30대 후반에 평균 학력은 석사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NYT)는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의 기술투자 펀드인 ‘블룸버그 베타’의 자료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블룸버그 베타는 UC버클리 하스경영대학원과 함께 2005년 이후 실리콘밸리와 뉴욕에서 창업한 벤처·IT 사업가들을 조사했다. 벤처캐피털로부터 투자 유치에 성공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창업자 가운데 게이츠, 잡스, 저커버그처럼 ‘유별난’ 이력이 있는 사람은 많지 刻年?
창업자의 평균 나이는 38세로, 20대 초반의 어린 나이에 창업해야 성공한다는 통념을 깼다. 특히 창업자의 38%는 40세가 넘었다. 게이츠와 잡스, 저커버그는 ‘별종’이었던 셈이다. 학력 수준도 대학 중퇴자는 거의 없었다. 성공한 창업자들의 평균 학력은 ‘석사 이상’이었다.
지난달 초 세계 최고 부자인 게이츠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날 따라 하지 말라”고 했다. 당시 게이츠는 “나는 대학을 중퇴했지만 운이 좋아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일을 계속했다”며 “대학 학위를 받는 게 성공으로 가는 더 확실한 길”이라고 말했다.
NYT는 성공한 창업자의 53%가 기술 관련 ‘경력’이 있었고, 컴퓨터공학 전공이 창업 성공의 필수요건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기술 관련 경력을 갖춘 창업자 가운데 여성은 8%였다. 이들을 포함해 전체 창업자 중 여성은 12%에 그쳤다.
성공한 창업자들의 또 다른 두드러진 공통점은 ‘벤처회사 월급쟁이 경험’이었다. 성공 창업에 이르기까지 평균 16년간 다른 사람이 운영하는 벤처회사에서 일한 경험이 있었다. 반면 한 직장에 오래 다니는 사람일수록 창업할 가능성은 낮았다. 또 첫 번째 창업에 실패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 두 번째 창업 때는 벤처캐피털의 자금 유치에 성공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NYT는 “벤처캐피털의 스타트업 투자는 반드시 ‘과학적’이지는 않고 타이밍, 운, 감에 의존할 때도 있다”며 “하지만 이를 통해서도 다양한 경력의 창업자에게 자금을 지원하지 후드티를 입은 젊은이를 앉아서 기다리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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