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도서 기증식' 위해 서울대 찾은 추궈훙 주한 중국대사
한국은 배울 점 많은 나라
요우커 방한 취소는 일시적…가을엔 한국방문 늘어날 것
[ 오형주 기자 ]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가 안정되는 가을이 오면 그동안 방문을 미뤘던 ‘요우커(중국인 관광객)’들이 다시 한국을 찾을 것입니다.”
추궈훙(邱國洪) 주한 중국대사는 1일 서울대 관정도서관 양두석홀에서 열린 ‘중국 시진핑(習近平) 주석 도서 기증식’에 참석해 한·중 관계와 중국의 대외정책을 주제로 강연하며 이같이 말했다. 강연에는 성낙인 서울대 총장과 학생 130여명이 참석했다.
추 대사는 “일부 중국인 관광객의 방한 연기는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이미 올해 1분기에 중국인 관광객 수가 전년 동기 대비 38%나 증가했고, 가을이면 관광객이 다시 늘어날 것인 만큼 올해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 수는 작년보다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추 대사는 “일부 국가가 한국 관광 주의보를 발표하기도 했지만 중국은 어떠한 관광 자제 권고도 내리지 않았다”며 “한국은 반드시 아주 짧은 시간 내에 메르스를 이겨낼 수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1일 양국 정부가 서명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서는 “양국 의회가 순조롭게 FTA를 심의하고 비준한다면 연내 정식 발효도 가능하다”며 “향후 한·중·일 FTA, 더 나아가 아시아·태평양 자유무역지대를 건설하자”고 제안했다.
추 대사는 시 주석의 핵심적 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와 ‘아시아 신(新)안보관’을 주요 키워드로 언급하며 “아시아 각국이 안보 협력에 적극 나서 전통적인 ‘제로섬(zero-sum) 현상’을 타파해야 한다”고 했다. 또 “중국은 남·북한 간 대화와 협상을 통해 최종적으로 자주적이고 평화적인 통일을 이뤄내는 것을 적극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어 추 대사는 오는 9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릴 예정인 ‘반파시스트 및 항일 전쟁 승리 70주년 기념식’을 소개하며 “한·중 양국은 과거 일본 제국주의의 침략에 맞서 함께 싸운 경험이 있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기념식에 참석해줄 것을 간절히 원한다”고 했다. 일본에 대해서는 “최근 몇 년간 중·일, 한·일 관계를 어려움에 처하게 한 원인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하고 성실하게 역사를 직시하라”고 꼬집었다.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강대국 사이에 낀 한국이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느냐는 학생의 물음에 추 대사는 “한국은 결코 작은 나라가 아니고 중국이 배울 점도 많다”며 “자신감을 갖고 임하면 중국과 일본 간 협력을 이끌어내는 가교 역할을 잘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강연에 앞서 열린 도서 기증식에서 추 대사는 성 총장에게 도서와 영상자료 등 1만여점이 담긴 자료 목록을 전달했다. 지난해 7월4일 서울대를 찾은 시 주석이 자료 1만여점을 기증할 것을 약속한 데 따른 것이다. 성 총장은 “소중한 자료를 널리 공유해 진리 탐구와 인재 양성이라는 대학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대는 중앙도서관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문기념 자료실’을 설치하고 기증도서와 시 주석 특강자료 등을 비치할 예정이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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