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600억 영업적자
[ 정지은 기자 ] 삼성그룹 전자부품 계열사인 삼성전기가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사업을 정리한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비주력 사업을 매각하고 성장성 높은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서다.
▶본지 5월14일자 A1, 15면 참조
삼성전기는 HDD모터의 생산 판매를 중단, 매각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한다고 26일 발표했다.
삼성전기 측은 “HDD모터 수요가 계속 감소해 사업을 중단하기로 했다”며 “대신 핵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HDD모터는 컴퓨터 등에 쓰이는 하드디스크를 구동하는 제품이다. 삼성전기는 2007년에 HDD모터 사업에 뛰어들었고 2012년 세계 2위 업체인 일본 알파나 테크놀로지를 인수하며 사업을 확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PC 수요 약세와 함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가 HDD를 대체하면서 수익성이 급감했다. 지난해 HDD모터의 매출은 약 3700억원, 영업적자 규모는 1600억원에 달했다.
오는 29일부터 매각 협상 및 인력, 설비 정비가 본격 진행될 예정이다. 일본, 태국, 중국 등 3개 해외 생산공장 설비와 인력 2500여명도 자산으로 포함해 매각한다. 경기 수원 본사 내 연구개발(R&D) 인력 200여명에 대해선 부서 이동 재배치를 원칙으로 하고, 원하는 직원에 한해 희망퇴직을 실시할 방침이다.
이번 구조조정은 지난해 실적 부진이 큰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전기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7억원으로 전년 대비 99% 감소했다. 실적 악화에 따른 자체 경영진단(감사)에서 경쟁력 회복을 위해선 비주력 사업을 정리,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카메라 모듈 같은 주력 사업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업계에선 HDD모터를 시작으로 삼성전기의 비주력 사업 구조조정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이번 결정을 계기로 핵심 사업에 집중하고 R&D 투자 확대, 신사업 발굴에 적극 나서 경쟁력과 수익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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