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도 투자시대 (3·끝) 연금저축펀드 '10년 묵히니 쏠쏠'
주식·혼합형 '톱10' 싹쓸이
한화·하나UBS 120%대 우수…채권형 수익률 31~53% 그쳐
설정액 10억 미만 펀드 많아…키움·KDB 등 두자릿수 손실
퇴직연금도 투자형이 앞서
[ 허란 기자 ] 노후준비를 위해 연금저축 상품에 가입하려는 직장인 김상민 씨(33)는 고민이 많다. 상품 종류에 따라 수익률이 크게 엇갈리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공시 자료를 보면 매달 30만원씩 10년간 적립할 때 연금펀드의 기대수익은 평균 796만원(원금 3600만원)으로, 은행 연금저축신탁(654만원)과 보험사 연금저축보험(597만원)을 압도했다.
하지만 연금펀드 안에서도 수익률 편차가 컸다. 10년 수익률이 100%를 훌쩍 넘긴 펀드가 많았지만 일부는 적지 않은 손실을 내고 있다. 개별 펀드를 고를 땐 과거 성과를 꼼꼼하게 따져보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성과 좋은 주식혼합형펀드
펀드 평가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228개 연금저축펀드 가운데 10년 장기수익률 1위는 ‘신영연금60증권전환형’이었다. 이 펀드의 10년 수익률은 132.77%(22일 기준), 5년 수익률 23.7%로 집계됐다. 설정액은 849억원 규모로 2001년 설정 이후 누적 수익률이 354%에 달했다. 한화연금증권전환형(126.79%), 하나UBS인베스트연금1(121.49%) 등이 뒤를 이었다.
10년 수익률 ‘톱10’ 중에서 주식혼합형펀드가 6개나 됐다. 나머지는 주식형펀드였다. 하나UBS인베스트연금1(101.89%), 대신밸런스연금증권전환형(98.36%) 등이 포함됐다. 주식혼합형펀드는 주식에 50~60% 투자하고, 나머지를 채권에 넣는다. 주식 비중이 60% 이상인 주식형에 비해 안정적이란 평가다.
채권 비중이 60% 이상인 채권형펀드의 10년 누적 수익률은 31~53%였다. 동양파워연금증권전환형(53.09%), 한화연금증권전환형(52.91%) 등이 수익률 상위권에 오른 채권형펀드다.
연금저축펀드의 40%(89개)는 설정액 10억원 미만인 ‘자투리펀드’로 전락했다. 자투리펀드는 수익률 관리가 어려워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키움행복연금브릭스인덱스, 미래에셋아세안셀렉트Q, KDB삼바브라질 등 소규모 펀드는 설정 후 두 자릿수 손실을 냈다.
키움행복연금차이나인덱스, NH-CA대한민국녹색성장연금 등은 자투리펀드가 아닌데도 30% 안팎의 손실을 기록 중이다.
○퇴직연금도 투자형 상품 대세
연금저축과 같은 노후 대비 상품인 퇴직연금 역시 펀드 수익률이 예·적금보다 월등했다.
퇴직연금 가입자가 노후 자산을 직접 굴리는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의 7년(2008~2014년)간 수익률 상위 1~17위를 원리금 비보장형이 싹쓸이했다.
금융사업자별로 살펴보면, 한화생명(46.94%) NH투자증권(46.13%) 한국투자증권(43.53%) 신한생명(42.93%) 등이 DC형 수익률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퇴직연금 펀드 중에선 ‘피델리티퇴직연금글로벌’이 92.83%(5년 수익률 기준)로 가장 높았다. 이스트스프링퇴직연금업종일등(74.92%), KB퇴직연금배당40(64.87%), 신영퇴직연금배당(63.24%) 등이 뒤를 이었다.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은 “노후준비의 가장 큰 걸림돌은 저금리”라며 “예·적금보다 높은 수익을 내기 위해선 주식투자 비중을 높일 수밖에 없는 시대”라고 말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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