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개막…초대 챔피언 도전장 던진 장하나
파워·정교함 겸비한 스윙…화끈한 공격 골프 기대
하루 최대 6~7시간 어프로치·퍼팅 등에 집중투자
[ 이관우 기자 ] “화끈한 ‘장하나표’ 공격 골프 기대해주세요.”
화끈한 그녀가 돌아왔다. 온몸을 던지는 역동적 스윙, 300야드를 넘나드는 시원한 장타가 트레이드 마크인 ‘장클레스(헤라클레스)’ 장하나(23·비씨카드)다. 올 시즌부터 LPGA투어 루키로 뛰고 있는 그는 지난 16일 귀국해 외부 출입을 삼간 채 경기의 한 파3 연습장에서 샷 감각을 조율해왔다. 경기 안산시 대부도 아일랜드CC에서 25일 열리는 비씨카드·한경레이디스컵2015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장하나의 국내 대회 출전은 올 들어 처음이다.
대회장인 아일랜드CC에서 23일 만난 그는 “모처럼 국내 무대에 복귀해 설렌다. 그간 LPGA에서 익힌 다양한 샷을 모두 선보일 것”이라고 말해 우승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화끈한 ‘닥공 골프’ 선뵐 터
브리트니 린시컴 등 장타자가 즐비한 LPGA 무 肉【??그의 장타는 발군이다. 올초 열린 퓨어실크바하마클래식에서는 340야드의 드라이버샷을 날려 동반자는 물론 대회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하지만 요즘 집중투자 대상은 쇼트게임이다. 세계적 수준인 드라이버와 아이언샷에 비해 어프로치와 퍼팅이 아직 불만이다.
가장 많이 공을 들이는 게 퍼팅. 하루 최대 6~7시간씩 투자하는 연습시간 중 70%가량이 퍼팅이다. 그는 “2~4m짜리 퍼팅은 어프로치나 세컨드 샷 실수가 났을 때 가장 많이 나오는 거리”라며 “이 퍼팅을 반드시 넣어야만 버디나 파세이브를 해 타수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린적중률이 74%대로 10위권 안팎인 데 비해 라운드당 평균 퍼팅 수가 30.34회로 94위에 올라 있다.
2013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3관왕(상금왕 다승왕 대상)을 석권한 그는 2014년 2승을 추가한 뒤 지난해 12월 퀄리파잉(Q)스쿨을 통과해 올 시즌 미 LPGA투어 풀시드를 확보했다. 13개 대회에서 상위 10위권에 네 번 이름을 올렸다. 아직 우승은 없다. 비씨카드·한경레이디스컵은 그래서 특별하다. 하반기로 가는 길목에서 그간 쌓아온 기량을 팬들 앞에서 확인할 호기다. 목표는 물론 우승. 그는 “모든 대회는 다 소중하다”며 “한 홀 한 홀이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샷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타와 컴퓨터 샷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장타’를 선보인다는 게 그의 구상이다.
최대 승부처는 14번~16번홀. 아일랜드CC의 상징 홀인 ‘다이아 코브(dia cove)’다. 18개홀 가운데 가장 까다롭게 세팅돼 있어 다른 선수들도 복병으로 경계하는 홀이다. 장하나는 “집중력이 흐트러 測?경기 후반에 만나는 홀인데, 여기서 버디를 잡으면 나머지 17, 18번홀도 잘 풀렸던 기억이 있다”고 했다. 그는 아일랜드CC에서 국내 투어 대회를 세 번 경험했다.
○“출전 선수 모두 응원해주세요”
미국 투어 6개월차인 그는 현지에서도 많은 팬을 몰고 다닌다. 누구와 만나도 화통하고 거침없는 성격 덕이다. 언니뻘인 폴라 크리머(28)나 한 살 아래인 제시카 코다(22) 같은 LPGA 스타와도 친하다. 항상 웃는 얼굴이어서 ‘스마일걸’이라는 애칭을 얻었다. 영어도 제법 늘었다. 가장 많이 쓰는 게 ‘안녕’ 정도로 통하는 ‘와츠업(what’s up)’이다. “영어와 골프도 닮았더라고요. 생각이 많으면 더 안 되고, 생각 없이 다가가면 오히려 잘되는 거 말이에요.”
배운 점도 많단다. 가장 큰 소득은 ‘즐기는 골프’다. 그는 “미국 선수들은 다양한 취미로 투어 생활의 스트레스를 푼다”며 “엄청난 연습을 통해 기계적인 스윙을 완성하는 한국과는 문화 자체가 다르다”고 말했다.
모든 선수를 똑같이 응원해주는 미국 특유의 갤러리 문화도 눈여겨본 대목이다. “자기가 좋아하는 선수가 샷을 하면 ‘굿샷’을 외치고 다음 홀로 이동해 다른 선수들이 멋쩍어하는 한국식 갤러리 문화와는 거리가 있다”고 그는 전했다.
원숙미를 느끼게 하는 그가 세운 목표는 비씨카드·한경레이디스컵 우승을 포함해 올 시즌 3승이다. 가장 욕심 나는 대회는 오는 9월 열리는 LPGA 메이저대회 에비앙챔피언십이다. LPGA투어 신인왕도 물론 포기할 수 없는 꿈이다.
“조급해하지 않고 차근차근 발전해나가겠다”는 그는 “하반기를 주목해달라”고 강조했다. 장하나는 하반기에 유독 강했다. 2011년 투어 데뷔 이후 올린 통산 6승 중 5승이 하반기에 집중돼 있다.
“상반기는 우승을 위한 워밍업이라고 생각해요. 비씨카드·한경레이디스컵을 계기로 완전히 달라진 모습 보여드릴게요. 많은 응원 부탁합니다.”
아일랜드CC=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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