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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나라 한국, 11월에 딸과 부산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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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전쟁영웅'의 아내…6·25전사 남편 그리며 시드니 한국행사 '개근'

故 찰리 그린 중령 부인 올윈 그린

자수 작품·저서로 한국 사랑 표현
"죽으면 남편 묻힌 부산에 합장을"

그린 중령 '11월의 6·25전쟁영웅'



[ 이미아 기자 ] “한국은 저와 특별한 우정을 나누는 나라죠. 오는 11월에 딸과 한국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6·25전쟁 때 전사한 찰리 그린 중령의 부인 올윈 그린 여사(91·사진)는 6·25전쟁 발발 65주년을 나흘 앞둔 21일(현지시간) 호주 참전용사를 기리는 행사가 열린 시드니제일교회에 어김없이 모습을 나타냈다. 아흔이 넘은 나이에도 직접 차를 운전해 행사장까지 왔다. 그는 시드니에서 한국 관련 행사가 열리면 만사를 제쳐놓고 꼬박꼬박 참석한다. 현지 동포들은 매년 그의 생일에 꽃을 보내며 특별 예우하고 있다.

그린 중령은 1950년 9월 말 호주군 지휘관으로 6·25전쟁에 참전했다가 정주전투에서 부상을 입고, 그해 11월 서른한 살의 나이로 숨졌다. 그는 6·25전쟁에서 연천전투와 박천전투 등을 승리로 이끌고, 그에 앞서 2차 세계대전에도 참전해 북아프리카와 그리스 등지에서 공을 세워 호주에선 영웅 대접을 받고 있다. 그린 중령의 유해는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돼 있다.

결혼 7년 만인 스물일곱 살 때 남편을 잃은 그린 여사는 당시 세 살이던 외동딸을 홀로 키웠다. 또 호주 참전용사를 기리는 자수 작품들을 만들고, 남편의 전기를 쓰는 등 남편이 잊히지 않도록 여러 활동을 해왔다. 특히 1993년 출판된 ‘그대 이름은 아직도 찰리(The Name’s Still Charlie)’는 남편이 남긴 편지와 기록, 참전용사와 나눈 인터뷰와 사료 등을 13년간 꼼꼼히 조사한 끝에 낸 책으로, 호주 문학계에서 지금도 논픽션분야 명작으로 꼽힌다.

그린 여사는 “한국은 전쟁 이후 급속한 발전을 이뤘고 놀라운 문화와 불굴의 역사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다섯 차례 한국을 방문한 그린 여사는 11월에도 방한해 부산 유엔기념공원을 비롯한 국내 명소를 돌아볼 예정이다. 그린 중령은 최근 국가보훈처로부터 ‘11월의 6·25전쟁영웅’으로 선정됐다. 그린 여사는 방한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며 밝게 미소지었다.

황명하 광복회 호주지회 회장은 “그린 여사는 자신이 사망하면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있는 남편의 묘지에 합장되길 원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이휘진 주시드니 총영사는 “2년 전 이곳에 부임한 후 그린 여사를 열 번 이상 만났다”며 “그린 여사는 ‘한국 정부와 동포 사회로부터 정말 많은 관심을 받았고, 감사 인사도 충분히 들었다’는 말을 하곤 한다”고 전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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