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뮤직' 3개월 무료 정책에 스위프트 정면 공격
"애플 창의성만 창의성이냐?" 지적에 네티즌 지지
애플 하루만에 "로열티 지급" 트위터 공지
[ 김민성 기자 ] "고마워요, 테일러 스프위트."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폰아레나가 22일(이하 현지시간) 자사 홈페이지에 게재한 기사 제목이다. 스위프트가 빨간 사과를 공격적인 눈빛으로 베어무는 짤막한 동영상도 함께 넣었다.
이날은 1989년생 미국 여자 팝가수 테일러 스위프트가 전세계 IT산업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애플을 상대로 전세계 뮤지션의 3개월치 음원 사용료를 받아낸 역사적인 날로 기록됐기 때문이다.
애플은 이달 30일부터 월 9.99달러짜리 유료 음악 스트리밍서비스인 '애플 뮤직' 서비스를 전세계 100여개국에서 시작한다. 그런데 사용자 유치 차원에서 3개월간 먼저 진행하는 무료 서비스 기간에는 정작 뮤지션에게 음원 사용료(로열티)를 지불하기 않겠다고 정한 게 화근이 됐다.
화가 난 스위프트는 21일 자신의 텀블러 공식 계정 첫 화면에 애플의 무료 서비스를 정면 비판하는 장문의 편지를 올렸다. 제목은 '애플에게, 사랑하는 테일러가(To Apple, Love Tayler)'라는 다소 애교 섞인 제목이었지만 내용은 '돌직구'였다.
스위프트는 "3개월동안 아무 대가없이 음악을 혁신하고 창조해야하는 젊은 아티스트와 프로듀서의 어려움을 알기나 하느냐"며 "(이들 뮤지션을) 애플에서 일하는 창조적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대우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우리는 지금 애플에 아이폰을 달라고 떼쓰는게 아니다"며 "제발 보상없이 우리 음악을 제공하라고 요구하지 말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 같은 스위프트의 글이 6만2000개가 넘는 네티즌 공감을 받으며 이슈화되자 애플에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특히 "자사 직원의 창의성에는 대가를 지불하는 애플이 뮤지션에게는 공짜를 요구하고 있다"는 스위프트의 의견을 지지하는 글이 많았다.
스위프트는 앞선 지난 19일 자신의 히트 앨범 '1989'를 같은 이유로 애플의 아이튠스에서 내리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자신이 태어난 해인 1989년을 앨범 제목으로 단 이 정규 5집은 온·오프라인에서 500만장 이상 판매고를 올린 베스트 셀러다. 지난해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앨범 중 하나로 꼽힌다. 수록곡 '웰컴 투 뉴욕(Welcome to Newyork)', '배드 블러드(bad blood)', '블랭크 스페이스(blank space)', '세이크 잇 오프(shake it off)' 등이 연달아 인기를 얻으며 스위프트는 '팝 프린세스' 반열에 올랐다.
팝 프린세스의 똑부러지는 일침에 당혹한 애플은 하루만에 손을 들었다.
애플의 에디 큐 수석 부사장은 스위프트가 텀블러 편지를 공개한 뒤 몇시간만에 "애플 뮤직은 스트리밍 서비스에 참여하는 뮤지션에게 무료 서비스 기간에도 로열티를 지급하겠다"고 짧은 트위터 공지를 올렸다.
팝 프린세스의 거침없는 행보가 애플의 정책 변화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는지, 왜 애플 홈페이지가 아닌 트위터를 통해 정책 변경을 알렸는지는 공식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큐 수석 부사장의 이 트윗은 "애플, 잘한 결정이다", "여성의 힘이 세상을 바꿨다" 등 긍정적인 반응과 함께 1만회 가까이 리트윗되고 있다.
애플 뮤직은 정식 서비스 시작도 전부터 음원 사용료 갈등뿐만 아니라 담합 의혹 등으로 잡음을 낳고 있다.
현재 미국 뉴욕과 코네티컷주 검찰(Attorneys General)은 애플 뮤직이 잠재적으로 반독점 규제(potential antitrust violations)를 위반한 혐의를 잡고 조사 중이다. 애플이 지배적 痔㎱?앞세워 특정 음원사와 계약에 압력을 행사했거나, 음원 업체 간 담합을 통해 여타 음원사의 합법적 경쟁 활동을 제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은 탓이다. 스트리밍 음원서비스 경쟁사인 스포티파이 등에 음원을 제공하는 업체에 서비스 지원 중단을 요청했는지도 조사 대상이다.
김민성 한경닷컴 기자 mean@hankyung.com @mean_R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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