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이어 K푸드 전성시대
오리온, 초코파이·고래밥 매출 국내보다 해외가 더 많아
CJ제일제당 두부, 중국서 고급식품…올해 주가 40% 가까이 올라
파리바게뜨 식자재 유통하는 삼립식품은 올해만 87% 뜀박질
[ 윤정현 기자 ] 중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한류 스타 김수현이 ‘뚜레쥬르’(CJ그룹의 베이커리 브랜드) 모델로 나선 이후 베이징과 상하이 뚜레쥬르 매장의 매출은 70%가량 급증했다. 중국 대형마트에서는 한국 두부가 현지 제품보다 세 배가량 비싼 가격에 팔린다. 가요와 드라마에서 출발한 한류 흐름이 화장품에 이어 ‘먹거리’로 이어지면서 음식한류(K-food)를 주도하는 종목들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
○수출 음식료주 ‘꿈틀’
19일 종가(119만원) 기준으로 오리온 주가는 최근 1년 사이 35.23% 올랐다. ‘초코파이’를 앞세워 일찌감치 중국을 비롯한 해외시장에 진출한 오리온은 ‘고래밥’ ‘예감’ ‘오감자’ 등 주요 스낵 제품의 해외 매출 규모가 국내를 넘어섰다. 오리온이 1997년 베이징에 생산공장을 설립할 당시 주가는 2만원대였다. 오리온 중국법인은 지난해 1조1614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작년 말(12월30일) 오리온 주가는 100만원을 돌파했다. 중국시장에서의 성장과 주가 상승이 궤를 함께하고 있다. 박희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오리온은 중국에서 확보한 유통 채널을 기반으로 고급 스낵 브랜드인 마켓오와 닥터유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며 “중국법인의 현금흐름과 수익성은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제과에서 출발한 ‘먹거리 한류’는 가공식품과 프랜차이즈로 확대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두부, 조미료 등으로 중국에서 고급 이미지를 쌓았다. 백찬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2007년 베이징 최대 식품기업인 얼상그룹과 함께 만든 얼상CJ의 백옥두부 점유율은 70%에 달한다”며 “CJ의 두부는 중국 제품에 비해 3배, 숙주는 4~5배 비싼 값에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만두피가 두꺼운 중국식 만두와 다른 한국식 만두 ‘비비고만두’로 2011년부터 미국시장을 공략했다. ‘비비고만두’가 지난해 미국을 비롯한 해외에서 올린 매출은 1027억원으로 국내(989억원)보다 많았다. CJ제일제당 주가는 올 들어 38.99% 올랐다.
CJ푸드빌의 뚜레쥬르, SPC그룹의 파리바게뜨도 중국을 중심으로 세계 곳곳으로 시장을 넓혀 현재 각각 200개가량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CJ푸드빌 지분 96%를 가진 CJ와, 파리바게뜨를 포함해 SPC그룹 내 식자재 유통을 맡은 삼립식품 주가는 올 들어 각각 77.24%, 86.67% 뛰었다.
○화장품 잇는 한류는 먹거리
전문가들은 현재 화장품으로 옮겨붙은 한류 열기가 향후 식품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드라마와 영화 등 지 湛岵막?수출되는 한류 콘텐츠를 타고 한국의 식문화도 인기 상품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방영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배우 전지현이 선보인 ‘치맥 먹방’(치킨과 맥주를 먹는 방송) 이후 중국 상하이 중심가 우중루(吳中路)의 한국 치킨집에 ‘3시간 대기줄’이 생긴 게 대표적이다.
백 연구원은 “개별 제품 인기는 일회성으로 끝날 수 있지만 식문화 전반의 전파와 유행은 지속성을 지닌다”며 “최근 해외에서 판매가 늘고 있는 한국 제품과 음식 문화의 유행 등을 감안하면 한류 상품으로서의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프랑스나 일본의 식문화가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전달하는 매개체로 활용된 사례를 참고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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