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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or "청담 매장, 아시아패션 심장부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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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톨레다노 크리스찬디올 CEO 한경 인터뷰

커튼·계단 손잡이까지 챙겨
디올의 세계최대 규모 매장

명품 꿈꾸는 한국 패션업체
멀리 보고 참을성 길러야



[ 임현우 기자 ] 프랑스의 고급 패션 브랜드 크리스찬디올이 세계적 명품으로 위상을 굳힌 데는 이 사람의 경영 수완을 빼놓을 수 없다. 1998년부터 17년째 디올을 이끌고 있는 시드니 톨레다노 최고경영자(CEO·사진) 얘기다. 그는 여성 핸드백 ‘레이디 디올’을 비롯한 히트상품을 만들어내고, 전 세계 유통망을 적극적으로 확장해 디올의 위상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울 청담동 명품거리에 20일 문을 여는 세계 최대 규모의 디올 매장 ‘하우스 오브 디올’ 개장식 참석차 한국을 찾은 톨레다노 CEO를 한국경제신문이 만났다. 디올은 같은 날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대규모 무료 전시회인 ‘에스프리 디올-디올 정신’도 두 달간의 일정으로 연다.

“한국에는 1997년 진출해 오랫동안 백화점 위주로 판매했습니다. 하지만 한국 명품시장이 커진 만큼 널찍한 공간에서 디올의 모든 것을 보여줄 수 있는 대형 매장이 필요합求?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 이탈리아 밀라노 등과 마찬가지로 말이죠.”

톨레다노 CEO는 “커튼 하나부터 계단 손잡이까지 직접 점검하고 다 챙겼다”며 “쇼핑객에게 보이지 않는 주방 뒤 모든 것까지 공을 들였다”고 했다. 디올 청담 매장은 지하 4층, 지상 5층 규모로 여성복과 남성복은 물론 가방, 보석, 신발, 시계 등 디올이 취급하는 모든 상품군을 갖췄다. 세계적 건축가 크리스티앙 드 포르트장파르크와 피터 마리노가 설계와 인테리어에 참여했으며, 모든 건축자재를 최고급만 사용해 업계에서 화제를 모았다.

디올은 청담 매장에 한국법인의 한 해 매출(300억원 안팎)을 크게 웃도는 5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톨레다노 CEO는 “한국은 아시아 패션 디자인의 새로운 중심으로 뜨고 있다”며 “청담동 매장은 디올 아시아 사업의 심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학 박사학위를 받은 독특한 이력의 그는 검증된 경영성과를 바탕으로 디올의 모기업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그룹의 핵심 경영인으로 꼽힌다. CEO로서 경영철학을 묻는 질문에 “경영에 있어 중요한 것들은 경영대학원에서 배울 수 있는 게 아니다”며 “브랜드에 대한 ‘충성심’을 갖고 일해야 한다”고 했다.

“나도 수학을 전공해 숫자에 관심이 많아요. 하지만 럭셔리 경영은 마케팅 콘셉트나 숫자로 접근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그는 “내가 잘한 게 있다면 좋은 디자이너, 좋은 스태프, 좋은 상품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유기적으로 결합해 최상의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했다.

1947년 디자이너 크리스티앙 디오르가 선보인 여성복에서 출발해 세계적 명품 반열에 오른 디올의 사례는 ‘글로벌 럭셔리’를 지향하는 국내 패션기업과 디자이너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그는 명품을 꿈꾸는 한국 패션업체들에 “멀리 보고 참을성을 기르라”고 조언했다.

“패션 브랜드가 단기간에 덩치를 키우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아요. 자금력과 마케팅을 동원해 반짝 띄우는 건 쉬우니까. 하지만 그렇게 해선 ‘럭셔리’가 될 수 없습니다. 빠르게 성장하려고 하면 반드시 문제가 생깁니다.”

톨레다노 CEO는 “디올도 명품시장에선 상대적으로 젊은 브랜드”라며 “경쟁 상대인 에르메스와 루이비통 등은 역사가 100년이 넘은 데다, 우리도 그들도 매일 역량을 꾸준히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명품업계의 고가전략을 둘러싼 비판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이런 답을 내놨다. “미술작품을 생각해 봅시다. 붓칠하는 데는 돈이 전혀 들지 않죠? 그러면 100만달러를 넘는 피카소 그림도 폭리라고 비판받아야 하나요?”

톨레다노 CEO는 “명품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완벽함”이라며 “박한 마진으로 완벽함을 추구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디올의 제품은 기계로 찍어낸 것이 아니라 숙련된 장인과 디자이너의 손을 거친다”며 “완성된 제품에 가격표를 붙인 뒤 시장에 내놓고 그 가치를 알아볼 소비자를 기다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톨레다노 CEO는

1994년 가죽제품 부문 이사로 디올에 입사, 이듬해 여성 핸드백 ‘레이디 디올’을 출시해 대성공을 거뒀다. 1998년 디올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뒤 17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명품업계의 장수 CEO다. 패션 전공이 아니라 대학에서 엔지니어링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는 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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