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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 강' 치닫는 그리스 협상…'그렉시트' 우려 최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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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 그리스 "끝장 보더라도 절대 양보 못한다"
아테네 증시 3년 만에 최저…자본통제 가능성도



[ 박종서 기자 ] 그리스와 국제 채권단의 구제금융 협상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구제금융 프로그램 종료 시한이 이달 말로 다가오면서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리스 정부와 채권단 모두 “끝장을 보더라도 더 이상은 양보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8일 “룩셈부르크에서 19일까지 열리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및 유럽연합(EU) 재무장관 회의가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 타결을 위한 마지막 기회가 되겠지만 야니스 바루파키스 그리스 재무장관이 새로운 경제 개혁안을 제시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협상 결렬과 이에 따른 그렉시트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리스는 2012년 EU, 국제통화기금(IMF), 유럽중앙은행(ECB)의 국제 채권단으로부터 받기로 한 1300억유로의 구제금융 가운데 미집행된 72억유로(약 9조원)를 받기 위해 지난 1월부터 협상을 벌였다. 국제 채권단은 72억유로 지원 조건으로 연금 삭감 등 추가 긴축재정안을 요구했다.

그러나 1월 정권을 잡은 급진좌파연합(시리자)과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사진)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하면서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졌다. 최근엔 치프라스 총리가 “채권단은 약탈자”라고 맹비난하면서 양측의 거리가 더욱 멀어졌다. 시리자는 채권단의 요구를 수용하느니 차라리 유로존에서 탈퇴하겠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치프라스 총리는 룩셈부르크 재무장관회의에서 합의에 실패하더라도 오는 21일께 EU 정상들과 직접 만나 담판을 짓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외신들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각국 재무장관이 정상들과 계속 의견을 주고받으며 협상하는데 정상끼리 만난다고 무슨 뾰족한 수가 나오겠느냐는 이유에서다.

국제 채권단 정상들도 양보하기 어렵다. 그리스는 72억유로의 구제금융과 함께 기존 채무 탕감을 요구하고 있다. 그리스에 대한 채무 탕감은 자국의 ‘혈세’를 떼인다는 의미라 자국민의 표를 의식해야 하는 정상들에겐 부담스러운 결정이다.

그리스가 이달 말까지 채권단과의 합의에 실패하면 구제금융 프로그램이 종료되고 모든 지원이 끊길 가능성이 높다. 이달 30일이 만기인 IMF 채무 15억유로와 다음달 20일이 만기인 ECB 채무 35억유로를 갚을 길도 사라진다. 외부의 도움 없이 경제를 이끌어나가야 하는 그리스가 자체 화폐를 발행하는 것 외에 달리 방법을 찾을 수 없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 바로 그렉시트다.

외신들은 치프라스 총리가 EU 정상회의에서도 해법을 찾지 못하고 그리스 은행들에서 급속히 자금이 빠져나가는 ‘뱅크런’이 발생하면 예금 인출 제한 등 자본 통제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리스 중앙은행은 이날 “그렉시트를 피하지 못하면 ‘통제 불가능한 위기’가 찾아올 것”이라며 “그리스 정치권이 반드시 협상을 타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마틴 울프 FT 칼럼니스트도 “유로존에서 한 나라라도 빠지면 통화권의 안정성이 크게 위축된다”며 “채권단이 그리스의 채무를 탕감해주고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렉시트 우려가 높아지면서 그리스 증시 대표지수인 아테네종합지수는 장중 4% 가까이 급락하며 654까지 떨어져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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