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에 스프레이 뿌려 호흡기바이러스 차단…주사로 알츠하이머 치료
2015 국제 바이오 컨벤션
60여개국 1800기업 참가…세계 최대 바이오 엑스포
새로운 방식 암치료 등 바이오 신기술 눈길
스타트업-투자자 만남 행사기간 내내 이어져
[ 조미현 기자 ]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을 막는 코 스프레이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2020년께 시판되면 10억달러 규모의 블록버스터 의약품이 될 잠재력이 있다고 확신합니다.”
16일 미국 필라델피아 펜실베이니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5 국제바이오컨벤션’ 행사장. 신약개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인 프렙바이오의 라이언 멀둔 사장이 다국적 제약사와 벤처캐피털 투자자 앞에서 신약을 소개했다. 그는 “임상시험 1상은 끝마친 상태”라며 “임상 2상에 필요한 자금 2500만달러(약 280억원)를 투자받기 원한다”고 말했다.
스타트업 ‘선점’ 나선 다국적社
60개국 1800여개 업체 1만5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18일까지 열리는 세계 최대 바이오 엑스포의 화제는 단연 바이오 스타트업이었다. 존슨앤드존슨, 사노피,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등 내로라하는 다국적 제약사들은 신물질을 개발 중인 신생 기업을 찾아 분주하게 움직였다. 행사 기간 사흘 내내 스타트업과 투자자가 만나는 행사가 이어지는 게 눈길을 끌었다. 바이오 스타트업 최고경영자(CEO)의 발표를 들은 투자자들은 질문을 쏟아내며 깊은 관심을 보였다.
특허 문제를 묻거나 임상 증거가 더 필요하다고 지적하는 투자자도 눈에 띄었다. 마리안 나카다 존슨앤드존슨 벤처투자부문 부사장은 “다양한 스타트업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면역과 항암 분야 스타트업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최근 2~3년간 초대형 히트 의약품이 없어 매출 신장세가 주춤한 다국적 제약사에 국제 바이오컨벤션은 미래 먹거리를 발굴할 수 있는 최적의 행사다. 초기 단계의 기술을 완성한 스타트업에 투자하면 시장 변화에 빨리 대응할 수 있다. 실제로 바이오벤처의 기술수출 계약금 규모는 급증하는 추세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2011년 한 건의 신약 기술수출 평균 계약금은 4400만달러였으나 지난해에는 5900만달러로 증가했다.
소수 정예로 난치병 신약 도전
이번 전시회에 참가한 스타트업 중에는 소수의 정예 연구인력으로 난치병 신약개발에 도전하는 회사가 특히 많았다. 뉴로테즈는 지방조직에서 분비하는 식욕 억제 단백질인 ‘렙틴’으로 알츠하이머 치료 주사제를 개발 중이다. 매크로수틱스는 암 치료제를 연구하고 있다. 켄 카슨 매크로수틱스 CEO는 “새로운 방식의 암 치료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며 “직원은 3~5명이지만 투자받으면 연구인력을 더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국 카네기멜론대 출신들이 창업한 트리트스페이스는 의사 정보와 환자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헬스케어 정보기술(IT) 플랫폼을 개발했다. 릭 캔셀리어 트리트스페이스 CEO는 “직원 8명이 함께 근무하고 있다”며 “내년께 700만달러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벤처기업 창업 바람이 한창이던 2000년 한 해 동안 200개가 넘는 바이오 스타트업이 창업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연간 바이오 스타트업 창업은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최영호 엑세스바이오 대표는 “한국에서는 창업을 투자 대상으로만 보는 등 ‘머니 게임’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바이오산업과 관련된 불필요한 규제를 푸는 등 적극적인 지원책이 있어야 바이오 창업 열기가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필라델피아=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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