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사장 "운용사 10곳 중 8곳 찬성"
"ISS 판단, 예단하기 어렵다"
[ 김민성 기자 ]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에 시장이 찬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의 합병 반대 주장의 최대 근거인 주주 이익 침해가 어불성설이라는 주장이다.
윤 사장은 17일 오전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수요사장단 회의 참석 전 엘리엇 대응 방안을 묻는 기자 질문에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장 반응"이라며 "소수 의견(엘리엇)이 부각됐지만 시장에 긍정적 의견이 더 많다"고 최근 흐름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윤 사장은 "합병 공시 이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모두 주가가 급등했지만 엘리엇 등장 뒤 하락했다"며 "다시 일부 증권사가 합병 무산 가능성을 언급하자 또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윤 사장은 "지금 시장이 원하는 것이 뭔지 분명히 알 수 있다"고 해석했다. 양사 합병 전략이 시장과 주주 이익에 부합하기 때문에 주가가 반등했다는 논리였다. 합병이 삼성물산 주주에게 도리어 손해라는 엘리엇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공격이었다.
국내 자산 楮六?10곳 중 8곳이 합병에 찬성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2곳은 아직 미정.
윤 사장은 "(이를 통해) 장기 투자자들이 어떤 관점에서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지난주 수요사장단 때에도 "장기투자자라면 무엇이 주주 가치 제고에 진정 도움이 되는지 현명하게 판단할 것으로 본다"며 엘리엇 파문 진화에 나선 바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중심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전사 차원에서 차질없이 진행한다는 의지를 2주 연속 사장단이 모두 모이는 자리에서 밝힌 것이다.
다만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기관투자가 서비스)의 평가 전망에 대해서는 "미리 예단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증권 지분(0.26%)을 매각하냐는 질문에는 "법률적 측면을 고려해 논의중인 것으로 안다"고 원론적으로 답했다.
ISS는 다음달 초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에 대한 찬반 의견을 내놓을 예정이다. 외국인 주주들의 의결권 행사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기 때문에 합병 판세를 점칠 수 있는 중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삼성물산 등 삼성 경영진은 조만간 미국 메릴랜드주 록빌에 있는 ISS 본사나 싱가포르에 있는 ISS 아시아 사무소를 방문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의 정당성을 설명할 계획이다. 삼성물산의 외국인 지분은 33.97%에 달한다. 엘리엇은 이 중 7.12%를 갖고 있다.
나머지 26.85%의 표심이 합병의 성패를 가를 수 있다. 합병은 주총 특별안건으로 주총 참석 의결권 3분의 2 이상,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이 찬성해야 통과된다.
김민성 한경닷컴 기자 mean@hankyung.com @mean_R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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