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생산 고집하던 獨 밀레
이례적으로 OEM 주문
中서 온라인 판매 급증
[ 안재광 기자 ]
유진로봇은 지난해 독일 최대 가전업체 밀레와 로봇청소기 납품 계약을 맺었다. 로봇청소기를 유진로봇이 만들어 밀레 브랜드를 달고 팔기로 했다. 직접 생산을 고집하던 밀레가 이례적으로 제조자개발생산(ODM) 방식을 시도했다. 유진로봇의 기술을 인정한 것이다. 유진로봇은 이전에 필립스와 로봇청소기 공급 계약을 맺기도 했다. 유진로봇은 지난해 사상 최대인 368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유진로봇 창업자 신경철 사장(사진)은 ‘로봇 1세대’다. 옛 삼성항공에서 로봇 사업을 맡아서 하다가 1993년 창업했다. 30년 가까이 로봇 분야 ‘한우물’만 파왔다. 다만 산업용 로봇에서 다양한 로봇으로 제품을 진화시켰다. 그 사이 대우 LG 삼성 등 대기업이 줄줄이 로봇사업에 들어왔다가 큰 성과를 못 내고 나갔다. 비슷한 시기에 생겨난 대다수 로봇업체도 사라졌다.
꿋꿋하게 로봇사업을 한 것에 대해 신 사장은 ‘책임감 때문’이라고 말한다. 로봇산업이 기대만큼 빠른 속도로 크진 않았지만 ‘사업으로 나라를 이롭게 한다’는 뜻을 이루고 싶었다. 삼성그룹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의 사업 이념 중 하나인 ‘사업보국(事業報國)’을 로봇 분야에서 펼치는 게 지금도 꿈이다.
최근 조금씩 성과가 나고 있다. 특히 내수보다 해외 쪽 매출이 많다. 2013년 56억원에 불과했던 유진로봇 수출은 작년에 209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올해는 25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증권사들은 보고 있다. 중국 온라인 쇼핑몰과 양판점 등에 유진로봇의 로봇청소기가 입점하는 등 수출 증대 요인이 있어서다.
신 사장은 지난 2월 코스닥 기업을 대표하는 코스닥협회장 자리에 올랐다. 직전에 협회장을 맡았던 정지완 솔브레인 회장은 “대기업에 휘둘리지 않고 자체 기술로 글로벌 시장을 뚫어 상징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유진로봇은 로봇청소기 외에 완구시장에서도 입지를 다지고 있다. CJ E&M이 개발한 변신기차로봇 애니메이션 ‘로봇트레인 RT’의 캐릭터 완구 생산을 맡았다. 앞으로 사물인터넷(IoT)이 적용된 로봇 완구 등 일반 소비자를 상대(B2C)로 친숙한 이미지의 로봇을 많이 만들 계획이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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