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 여파로 병원을 부분 폐쇄한 14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병원은 인적이 끊긴 '유령병원'을 방불케 했다.
병원 부지 내부는 물론이고 외곽에도 사람의 모습을 찾기 어려웠으며, 이따금 보이는 이들은 하나같이 마스크를 쓴 채 빠른 걸음으로 이동했다. 특히 메르스 확산의 중심인 본관 건물 측면 응급실 출입구 앞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이따금 보이는 의료진은 마스크와 방호복, 장갑 등으로 중무장하고 있었다.
응급실 출구 인근 인도에도 보안요원 이외에는 길을 다니는 사람조차 거의 없었다.
응급실 출입구에서 200여m 떨어진 본관 건물 출입구로 들어가자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손 세정제와 의료 폐기물 전용 쓰레기통이었다.
또 열 감지기 카메라도 설치돼 모든 방문객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었다.
평소에는 앉을 자리 없이 가득 차 있던 원무과 앞 접수대에는 아직 병원에 입원해 있는 일반 환자의 가족들 두세 명만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메르스 관련 텔레비전 뉴스를 지켜보고 있었다.
이 병원에서 복막염 수술을 받고 본관에 입원한 아들을 병간호하는 홍모(77·여)씨는 "메르스가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달 27일 아들이 수술을 받고 입원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며 "모레 예정된 퇴원만을 고대하고 있다"고 피곤 ?표정을 지었다.
병동으로 이어지는 엘리베이터 인근에는 '메르스 관련 면회 적극 자제 요청'이라는 입간판이 세워져 있었고 보안요원이 배치돼 오가는 이들을 통제하고 있었다.
본관과 다른 건물을 쓰는 암센터에도 인적이 드물기는 마찬가지였다.
암센터에 입원해 있는 어머니에게 음식을 전달하러 온 주모(37·여)씨는 간병인 1명 이외에는 출입을 제한하는 병원 규정에 막혀 1층에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주씨는 "폐암 수술을 한 어머니가 드시라고 음식을 싸왔는데 보안요원이 병실에 올라가지 못하게 하고 있다"며 "간병인이 1층에 내려와 음식을 받아갈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이 병원 응급실을 통해 메르스에 감염된 환자가 급속도로 늘고, 의사와 이송요원 등 병원 직원까지 추가로 확진되자 이날부터 한시적으로 신규 외래·입원을 제한하고 응급수술을 제외하고는 수술과 응급 진료도 중단하기로 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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