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채권, 기준금리 인하 효과 없었다
엔저둔화 '겹호재'에도 미지근
자동차주만 일제히 반등
상하한가 확대·미국 FOMC회의…다음주 대형 변수에 촉각
[ 김동욱 / 민지혜 기자 ] 금리 인하와 엔화 약세 둔화라는 이중 호재에도 주식시장 반응은 심드렁했다. 특히 그동안 부진했던 대형 수출주의 본격적인 반등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눈앞의 호재보다는 앞날의 대내외 불확실성이 시장을 짓누른 탓이다.
○‘예상된 호재’에 둔감한 시장
11일 코스피지수는 5.29포인트(0.26%) 상승한 2056.61에 마감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676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면서 4거래일 연속 한국 주식을 팔았고, 기관도 967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코스닥지수도 1.23포인트(0.17%) 하락한 717에 마치는 등 큰 변화가 없었다.
한국은행의 전격적인 기준금리 인하가 시장에 먹히지 않은 것은 ‘예상된 결과로 주가에 이미 반영됐다’거나 ‘추가 금리 인하는 힘들 것’이란 메시지로 해석됐다. 오전 10시4분 기준금리 인하 발표를 전후한 오전 10시~10시8분에 코스피지수는 1.69포인트 올랐다가, 금리 인하 소식이 본격적으로 퍼진 15분(10시8~23분) 동안 5.12포인트 빠졌다. 통상 금리 인하 수혜주로 꼽히는 증권주도 발표 직후 반짝 상승했다가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NH투자증권(-3.49%)과 대우증권(-2.96%), 삼성증권(-2.35%) 등이 모두 부진했다.
엔저 둔화의 호재도 영향력이 크지 않았다. 전날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가 “엔화 약세가 더 진행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발언한 뒤 이날 증시에서 현대차(2.60%), 기아차(3.62%), 현대모비스(4.57%) 등 자동차주가 일제히 반등했지만 ‘온기’가 다른 업종으로 널리 퍼지진 못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엔저 둔화 수혜는 일본과 수출경합도가 높은 자동차, 기계주에만 한정됐고 금리 인하 조치는 ‘마지막 인하’로 받아들여지면서 내수·증권·건설주에 대한 투자매력도가 반감됐다”고 분석했다.
올해 두 번째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에 프로그램 매물이 대량으로 나온 점도 시장엔 부담이었다. 이날 프로그램 매도 물량은 1조9210억원, 매수 물량은 1조7510억원으로 1700억원 매도 우위였다.
○“눈치보기 심화될 것”
증시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와 엔저 둔화가 주식시장에 호재라는 데는 대다수가 의견을 같이했다. 다만 내주 초 가격제한폭 확대와 미국 중앙은행(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등 대형 변수가 예정된 만큼 당분간 ‘눈치보기’ 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클 것으로 봤다.
안병국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6~17일 FOMC회의에서 9월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관련해 어떤 입장이 나올 熾?따라 외국인 자금 동향 등 시장환경이 크게 바뀔 수 있다”고 봤다. 이상화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는 등 적극적으로 경기 부양정책을 쓴다면 주식시장에서 금리 인하 효과가 보다 빨리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동욱/민지혜 기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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