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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서 '외면 받는' 수리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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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소방본부, 헬기구매 추진…수리온은 소방헬기 인정 안해
해외업체 수주 가능성 높아…전문가 "국익 고려한 구매를"



[ 김순신 기자 ]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독자 기술로 개발한 수리온 헬기(사진)가 지방자치단체의 외면을 받고 있다.

조달청은 지난해 7월 세월호 현장에 투입돼 추락한 강원소방본부 소속 헬기를 대체하기 위해 230억원 규모의 헬기 구매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17년 상반기 납품 예정인 헬기 공급 권한을 따내기 위해 프랑스 에어버스사, 이탈리아 아우스타 웨스트랜드사, KAI가 경합 중이다.

조달청은 지난주 수리온이 소방헬기에 해당한다며 강원소방본부에 ‘국내 조달’ 권고를 했다. 지난 4월에 이어 두 번째 권고다. 정부조달지침은 국산품이 있는 경우 원화로 국내 시장에서 조달하되 국내에서 생산 또는 공급되지 않는 때에만 달러화로 국외 조달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강원소방본부는 수리온 도입을 반대하며 국외 조달을 추진하고 있다. 강원소방본부는 수리온이 소방헬기로 쓰인 전례가 없는 데다 구조 호이스트 등 소방장치 장착이 미비해 소방헬기로 부적합하다고 보고 있다.

강원소방본부 관계자는 “수리온은 우리가 요구하는 조건을 못 맞추?있다”며 “2013년 충남소방본부 역시 국외 조달을 통해 아우스타 웨스트랜드사의 헬기를 도입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KAI 측은 다목적 기동헬기인 수리온을 소방헬기로 사용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KAI 관계자는 “수리온은 이미 최고 수준의 검증을 요구하는 군과 경찰에서 운영되며 안전성이 입증됐다”며 “구조 호이스트는 외국 전문업체에서 사들여 납품일 전까지 장착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장원준 산업연구원 연구원은 “최저가격 낙찰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외 조달을 통해 입찰할 경우 판매법인 등록이 안 된 일부 외국산 헬기업체들은 법인세나 각종 용역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내지 않는다”며 “4억~6억원의 비용상 우위를 얻어 경쟁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그는 “1조3000억원이라는 개발비를 투입해 만든 국산 헬기를 놔두고 외국산 헬기를 도입하는 것이 국익에 부합하는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김동주 한국국방발전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수리온이 이번 입찰을 따낼 경우 소방뿐 아니라 산림 등 관용헬기 시장에 진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국내 시장의 실적이 해외 관용헬기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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