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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관우 기자의 맞짱골프] '아우디' 뽐내다 악성 훅!…"스윙, 처음부터 다시 배우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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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최예지 프로

그립 살살 잡을수록 헤드 무게 잘 느껴져
공을 떨어뜨릴 땐 점 찍듯 공략
장타집착은 만병의 근원
팔심으로만 공 때리는 '장작패기' 증세가 바로 장타병



[ 이관우 기자 ] “난 명랑골프가 제일 좋더라!”

골퍼들이 하는 흔한 거짓말이다. ‘밑지고 장사하는 거’라며 콩나물 듬뿍 얹어주는 동네 반찬가게 아줌마의 구수한 거짓말과 크게 다르지 않다. 상대를 무너뜨리고픈 욕망은 본능에 가깝다. 그 욕망을 길들여 ‘달관 골프’를 즐기는 이가 몇이나 될까. 늘 더 나은 내일을 꿈꾸며 오늘 ‘칼’을 가는 게 아마추어 골퍼다. 전국의 골프 고수들과 실전을 통해 골프 원리를 익혀보는 ‘맞짱 골프 레슨’을 시작한다. 프로와의 실전을 통해 밑천(?)이 드러나고 망가지면서 기자는 ‘장렬히 산화’할 작정이다. 고수들의 비기(秘技)를 알아채고 건져 가는 건 독자들의 몫이다.

그가 사뿐사뿐 걸어왔다. 큰 눈과 가지런한 치아, 실물이 더 아름다웠다. 스크린골프계의 ‘여신(女神)’ 최예지 프로(20·온네트)다. 2014~2015시즌 KT忿7뼜羔?WG투어(골프존 주최 스크린골프 프로투어)에서 상금왕(7141만원)과 다승왕(6승), 대상을 싹쓸이한 스타 골퍼다. 고교 시절 전국 아마추어골프대회에서 우승한 경험도 있다. 스크린과 필드 골프를 두루 평정한 ‘멀티 고수’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핸디를 드려야 하나요? 저는 대회 룰대로 하는 게 좋은데, 호호.”

첫 대면에 돌직구를 날리는 걸 보니 화끈한 성격이다. 멘탈이 80%라는 골프엔 ‘쿨’한 성격이 잘 맞는다고 했던가. ‘멀리건, 오케이, 볼 터치 없는 3무(無) 룰로 제대로 한번 붙자’고 작심하던 차에 그가 바람막이를 벗고 티잉 그라운드로 올라갔다. 민소매 차림, 패션에서부터 상대를 압도하는 고수의 기운이 훅 전해졌다. 구력 6년, 핸디캡 11인 기자가 ‘흔들리지 말자’며 심호흡을 한 순간 우아한 아크가 허공을 갈랐다.

“골프는 헤드 무게를 느끼는 운동”

‘깡’. 맑은 타구음과 함께 똑바로 날아간 공은 거짓말처럼 페어웨이를 반으로 갈랐다. 입이 딱 벌어졌다. 나도 모르게 목이 터져라 ‘굿~샷~!”을 외치고 말았다. 비결이 궁금했다. “골프에선 헤드 무게를 느끼는 게 중요합니다. 그립을 살살 잡을수록 헤드 무게가 잘 느껴져요. 스윙 궤도를 타깃 방향으로 정확히만 유지하면 공은 똑바로 날아가게 돼 있죠.”

더 중요한 건 공을 떨어뜨릴 곳을 ‘점을 찍어’ 공략해야 한다는 것. 아마추어들은 그냥 페어웨이 오Β? 왼쪽 등으로 두루뭉술 방향을 정하는데, 점을 공략하는 코스매니지먼트 습관을 키워야 골프가 정교해진다고 그는 강조했다. 맞는 말이다. 그는 한술 더 떴다. “드라이버가 제일 쉬운 클럽 아닌가요?” 맥이 확 풀리는 ‘왕재수’ 멘트만 없었어도 ‘존경한다’는 말이 나오려던 차였다.

최 프로의 말은 과장이 아니었다. 그는 전후반 14개의 드라이버샷 가운데 12개를 모두 페어웨이에 떨궜다. 페어웨이 안착률 85.7%. 그것도 기자보다 10m씩 멀리 보냈다. 볼을 230~240m씩 ‘똑바로’ 날리는 건 경외의 대상이었지만 비거리에서 압도당하는 것만큼은 참기 힘들었다. “오늘 무리하는 거 아닙니까”라며 저항해봤다. 그가 말했다.

“프로들은 대회에서 평소의 60~70% 힘만으로 쳐요. 오늘은 좀 편하게 힘을 줘서 치는 거고요. 근데 멀리 치면 뭐해요. 공이 산으로 가는데….”

그는 장타 집착이 만병의 근원이라고 했다. 자기 어깨보다 넓게 발을 벌려 서는 증세, 상체를 좌우로 크게 흔드는 스웨이(sway), 팔심으로만 공을 때리는 ‘장작 패기’ 증세가 바로 장타병의 증거라는 것이다. 이게 드라이버, 아이언 등 모든 스윙의 균형을 깨는 ‘악성 바이러스’라는 얘기다. 기자가 꼭 그런 부류라는 듯 그는 ‘호호’ 웃었다.

아! 악성 ‘훅’…제풀에 무너진 9번홀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최 프로의 빨랫줄 장타에 흔들린 1번홀에서 보기를 범한 게 흠이었지만 2번홀부터 5번홀까지 네 홀 연속 파인 이른바 ‘아우디’를 기록했다. 8번홀에서는 버디도 잡틂쨈? 1오버파. 최 프로가 “레슨 받으러 온 게 아니고, 저 이기러 온 거죠”라며 깔깔 웃을 때만 해도 ‘이러다가 진짜 이기는 거 아냐’라는 생각이 잠시 스친 게 사실이다.

하지만 타수를 의식하면 무너진다더니…. 하이브리드로 배짱 좋게 투온을 시도하던 9번홀(파5)에서 고질병인 악성 훅이 터지고 말았다. 통한의 트리플 보기. 보기 없이 버디만 2개를 뽑아낸 최 프로는 전반에만 6타 차로 앞서가기 시작했다. 그게 끝이 아니었다. 기자는 후반에만 보기 4개, 더블 보기 2개, 트리플 보기 1개 등 무려 11타를 잃었다. 전반의 부진을 만회하려던 ‘조급함’이 그만 화를 불렀다. 화가 끓어오를수록 생크(shank)와 뒤땅, 토핑 등 온갖 ‘쇼’가 속출했다. ‘기회의 홀’인 4개의 파5홀에서만 8타를 까먹은 게 못내 아쉬웠다. 과욕의 증거다. 보다 못한 그가 한마디 했다.

“급하시네요. 스윙 원리를 잘못 이해하시는 것 같아요. 차라리 다시 배우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가장 듣고 싶지 않았던 말, 하지만 반드시 들어야 할 말을 기어이 듣고 말았다. 얼굴이 화끈거렸다. 그는 “모든 샷마다 스윙 형태가 다 달라진다는 건 치명적인 결함”이라고 꼬집었다. 리듬과 균형이 어긋난 상태로 계속 치면 평균타수는 줄일 수 있어도 평생 기복이 심한 골퍼로 남게 될 거라고 지적했다. 어렵더라도 기초를 다시 다지라는 권고다. 그는 드라이버, 우드, 아이언, 웨지 무엇으로 치든 샷 리듬이 모두 똑같았다.

결과는 72 대 87. 기술, 멘탈 모두 완패다. 이날 저녁 기자는 연습장을 다시 찾았고, 밤새 근육통으로 뒤척여야 했다.

■ 최예지 프로는

▶나이 : 만 20세(1995년 6월13일생)
▶학력 : 광운대 2학년 재학(생활체육학과)
▶소속 : 온네트
▶프로데뷔 : 2013년 KLPGA 정회원 입회
▶수상경력
-KT금호렌터카 WG투어 챔피언십 2014~2015 시즌 6승(통산 9승), 대상, 상금왕
-KT 금호렌터카 WG투어 챔피언십 2012~2013 시즌 대상, 상금왕
-2011 제11회 영동대학교총장배 청주MBC전국주니어골프대회 여고부 우승
-2011 중고골프연맹 볼빅배 여고부 준우승

장소협찬=골프존카운티 안성Q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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